'투수 4관왕' 폰세 vs '50홈런·158타점' 디아즈…뜨거운 MVP 경쟁
정규시즌 끝, 기자단 투표 실시…시상식 11월24일
9번째 외인 MVP 탄생 예약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총 720경기의 대장정을 마치면서 이제 '최고의 별'을 뽑는 시간이 찾아왔다.
최우수선수(MVP)는 정규시즌 종료일의 다음 날인 5일부터 7일까지 프로야구 취재기자단 투표로 선정한다. 가장 많은 득표를 받은 선수가 MVP의 영예를 안는다.
최근 몇 년간 MVP 투표는 특정 후보의 일방적 득표로 다소 싱거웠지만, 올 시즌엔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대기록을 세운 후보 2명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외국인 투수 최초로 투수 4관왕을 달성한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와 외국인 타자 최초로 50홈런 고지를 밟은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의 2파전 양상이다.
폰세는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고, 디아즈도 단일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을 새로 썼다.
디아즈는 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1회초 무사 2, 3루에서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6일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대비해 한 타석만 소화한 디아즈는 2회초 종료 직후 전병우와 교체,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이로써 디아즈는 올 시즌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4와 173안타 50홈런 158타점 93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25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루벤 카데나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디아즈는 재계약에 성공한 뒤 KBO리그 첫 번째 풀시즌에서 입이 떡 벌어지는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당시 삼성)가 작성한 홈런 48개를 넘어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무려 158타점을 쓸어 담으며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이 부문 기록은 2015년 박병호(당시 넥센 히어로즈)의 146타점이었다.
50홈런-150타점은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단 5명(베이브 루스·핵 윌슨·지미 폭스·새미 소사·알렉스 로드리게스)만 달성한 진기록이다.
디아즈는 홈런과 타점에 장타율까지 타자 3관왕에 올랐다.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는 2위와 각각 14개, 50개 차이로 압도적 페이스를 보였다.
디아즈와 MVP를 놓고 경쟁하는 폰세는 올 시즌 한화 유니폼을 입고 단숨에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섰다. 개인 기록은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평가받을 정도로 빼어났다.
폰세는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1일 SSG 랜더스와 인천 경기에서 6이닝 10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탈삼진 252개를 기록한 폰세는 드류 앤더슨(245개·SSG)을 제치고 이 부문 1위를 탈환했다. 이미 2021년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 베어스)가 작성한 역대 시즌 최다 탈삼진(225개)을 넘어선 폰세는 이 기록을 252개까지 늘렸다.
더불어 평균자책점도 1점대(1.89)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정규이닝을 소화한 투수 중 1점대 평균자책점을 달성한 선수는 2010년 류현진(1.82·한화) 이후 15년 만이다.
이로써 폰세는 다승(17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0.944)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1996년 구대성(당시 한화)과 2011년 윤석민(당시 KIA)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공식 투수 4관왕을 차지했다.
1989년부터 1991년까지 선동열(당시 해태)도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1위에 올랐지만 당시 탈삼진은 공식 타이틀로 인정하지 않았다.
KBO리그에는 외국인 선수 제도가 1998년 도입됐다. 지난해까지 외국인 선수가 MVP를 받은 건 총 8번으로, 올 시즌에는 9번째 외국인 선수 MVP가 탄생한다.
흥미로운 점은 외국인 선수끼리 MVP 경쟁을 펼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디아즈와 폰세의 성적은 국내 선수들을 압도했다.
둘 다 상징적인 기록도 작성했다.
디아즈는 2015년 박병호(53개) 이후 10년 만에 50홈런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폰세 역시 5월17일 SSG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8이닝 동안 삼진 18개를 잡으며 선동열이 보유한 역대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역대 가장 치열했던 MVP 경쟁은 2차 투표까지 진행한 끝에 수상자가 결정된 1998년과 2001년이었다.
1998년 타이론 우즈는 1차 투표에서 26표를 받아 24표의 김용수를 2표 차로 제쳤지만 과반을 얻지 못했다. 이어진 2차 투표에서는 우즈가 29표를 기록, 21표의 김용수를 따돌리고 외국인 선수 첫 MVP로 이름을 올렸다.
2001년에는 뒤집기가 펼쳐졌다. 이승엽은 1차 투표에서 33표를 얻어 35표의 신윤호에게 밀렸다. 그러나 2차 투표에서는 이승엽이 33표를 기록해 29표를 받은 신윤호를 제치고 MVP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디아즈와 폰세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평가여서 이번 MVP 경쟁 역시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MVP 영광의 얼굴은 포스트시즌과 야구대표팀 평가전 일정이 모두 끝난 뒤인 11월24일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공개된다.
◇역대 외국인 선수 MVP 수상자 | 괄호 안은 당시 소속팀
1998년 타이론 우즈(OB)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
2015년 에릭 테임즈(NC)
2016년 더스틴 니퍼트(두산)
2019년 조시 린드블럼(두산)
2020년 멜 로하스 주니어(KT)
2021년 아리엘 미란다(두산)
2023년 에릭 페디(NC)
rok195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