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17승4패' LG도 고민 있다…갈지자 불펜 '아슬아슬'

[프로야구인사이트] 후반기 불펜 ERA 4.08 주춤
유영찬, 김진성 외 불펜 투수들 분발 필요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2025.3.2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관심을 모았던 잠실 3연전에서 한화 이글스에 위닝시리즈를 거두고 2경기 차 선두 자리를 지켰다. 후반기 성적은 17승4패(승률 0.810)로 10개 구단을 통틀어 압도적이다.

그러나 거침없는 LG에도 심각한 고민이 하나 있다. 탄탄한 선발진과 화력이 센 타선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불펜이 약하다.

LG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한화와 홈 경기에서 4-5로 석패했다. 9회말 2점을 만회, 끈질긴 추격을 펼쳤지만 끝내 뒤집지는 못했다.

LG는 한화를 4경기 차까지 따돌릴 수 있던 절호의 기회를 놓쳤고, 두 팀의 승차는 2경기로 좁혀졌다.

선발 싸움은 팽팽했다. 손주영(LG)과 문동주(한화)는 나란히 6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배턴을 불펜에 넘겼는데, 여기서 균형이 깨졌다.

7회초 등판한 LG 2번째 투수 장현식은 아웃 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하고 무사 1, 2루를 자초하고 강판됐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진성은 폭투를 던져 무사 2, 3루에 몰렸고,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아 결승점을 허용했다. 이어 문현빈의 1루수 땅볼 때는 3루 주자 손아섭의 재치 있는 슬라이딩에 추가 실점했다.

9회말에는 함덕주가 장타를 맞고 1점을 더 허용하면서 한화에 승기를 뺏겼다.

LG 불펜은 8일 한화와 시리즈 첫 경기에서 완벽한 계투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이틀 뒤에는 난조를 보이며 뼈아픈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문현빈의 타구 때 홈으로 들어온 손아섭이 세이프 되고 있다. 2025.8.1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런 LG 불펜 상황은 기록으로 잘 드러난다.

LG가 후반기에 승승장구하는 원동력은 투타의 조화로, 팀 평균자책점(3.16)과 타율(0.297) 모두 1위다.

요니 치리노스, 임찬규, 손주영, 송승기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안정감을 갖췄으며, '마지막 퍼즐'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도 12일 KT 위즈전을 통해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타선 역시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한 오스틴 딘이 복귀하면서 짜임새를 갖췄다. 신민재와 김현수, 오스틴, 구본혁, 문성주, 박해민, 천성호, 문보경 등 주축 타자들이 후반기 들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뒷문은 아슬아슬 줄타기하는 중이다. LG는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이 4.08로 삐거덕거렸다. 10개 팀 중 4위로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기복이 상당히 심하다는 것이 문제다.

마무리 투수 유영찬을 비롯해 김진성, 장현식, 함덕주, 이정용 등 필승조 중 후반기 2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가 없다.

그래도 유영찬과 김진성은 자기 공을 던지며 기복이 덜한 편이지만, 다른 투수는 널뛰기가 있다.

LG 트윈스 불펜 왼손 투수 함덕주(오른쪽). 2025.7.2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사령탑도 선발 야구가 가능하게 만든 선발진과 화끈한 지원을 펼친 타선에 박수를 보내지만, 불펜 생각만 하면 고민이 깊다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불펜은 유영찬과 김진성을 제외하면 기복이 있는 편"이라며 "지금까지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황에 맞게 불펜 투수들을 투입했고, 그 성공 확률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잘 버티고 있지만, '바람 앞의 촛불'과 같은 불펜이라는 뜻이다. 언제든지 붕괴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단단한 불펜과 지키는 야구는 LG의 색깔로, 이를 바탕으로 2년 전에 통합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지금 불펜은 그때와 같은 모습이 아니다.

LG는 35경기가 남아있고, 한화 역시 38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2경기 차가 충분히 뒤집힐 수 있는 잔여 경기 수다. 뒷문 보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LG는 살얼음판을 걸을 수밖에 없다.

나아가 궁극적인 목표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도 강력한 마운드가 필요하다. 포스트시즌은 투수 싸움이 승패를 결정하는 만큼 불펜이 더 견고해져야 한다.

염 감독도 "포스트시즌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야구, 지키는 야구를 펼치기 위해서는 장현식, 이정용, 박명근, 함덕주 등 불펜 투수 4명이 정상 궤도에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