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광현진' 개봉박두…류현진 vs 김광현, 첫 선발 대결

정규시즌·포스트시즌·메이저리그에서도 만남 불발
26일 대전 SSG-한화전서 '드림 매치'

류현진(오른쪽)과 김광현. 뉴스1 DB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오랜 기다림 끝에 '광현진' 시리즈가 KBO리그에서 처음 성사된다. 한국 야구를 이끌어온 현역 최고의 좌완 투수 류현진(38·한화 이글스)과 김광현(37·SSG 랜더스)이 맞붙는 것만으로 큰 화제다.

한화는 2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와 홈 경기에 류현진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이에 맞서는 SSG가 꺼낸 선발 투수는 김광현이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지난 20일 나란히 후반기 첫 투구를 펼쳤고, 각 소속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따라 이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류현진은 2006년, 김광현은 2007년 데뷔해 단숨에 리그를 평정했다.

1년 먼저 프로 무대를 밟은 류현진은 데뷔 시즌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한 뒤 꾸준하게 대단한 활약을 펼쳐 리그 최고의 자리를 지켜왔다.

김광현 역시 2007년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하더니 2008년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며 MVP를 차지, 명성을 쌓았다.

둘은 한국 야구 역사에서 가장 찬란한 순간이었던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야구대표팀의 선발 투수로 맹활약, 전승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 야구의 보물인 두 투수가 정규시즌에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공교롭게 이번이 처음이다.

투구하는 류현진. 2025.5.6/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2010년 올스타전과 2011년 시범경기에서 맞붙은 적이 있지만 각각 이벤트, 프리시즌 경기로 큰 의미가 없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류현진과 김광현의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도 둘은 엇갈렸다. 류현진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김광현이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했는데 맞대결은 불발됐다.

기회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다. 2010년 5월 23일 대전 한화-SK 와이번스(SSG의 전신)전에서 류현진과 김광현이 선발 투수로 예고돼 세기의 대결이 펼쳐질 뻔했지만, 얄궂은 하늘이 둘의 대결을 막았다. 많은 양의 비가 쏟아져 경기가 취소됐다.

이번에는 하늘이 류현진과 김광현의 맞대결을 도왔다. 주중에 우천 취소 등 변수가 발생했다면 류현진과 김광현의 등판 일정이 엇갈렸을 텐데,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늘의 순리에 따라 예정대로 두 투수가 대전에서 맞붙게 됐다.

아울러 우천 취소 가능성도 없다. 기상청은 26일 대전 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고 날씨가 맑을 것이라 예보했다.

투구하는 김광현. 2024.7.2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세월이 흘렀고, 30대 중후반이 된 류현진과 김광현은 어느덧 리그 최고참급 투수가 됐다. 그럼에도 둘은 여전히 탁월한 제구와 뛰어난 완급 조절, 예리한 변화구 등으로 정상급 기량을 뽐내고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16경기에 등판해 6승 4패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했다. 김광현도 18경기 5승 7패 평균자책점 4.01로 활약 중이다.

둘 다 현재 페이스가 좋다. 류현진은 20일 KT 위즈전에서 5이닝 2피안타 1볼넷 1사구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시즌 6승을 수확했다. 김광현은 같은 날 두산 베어스전에서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했으나 6이닝 4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게임에서나 이뤄질 것만 같았던 류현진과 김광현의 첫 선발 맞대결은 드디어 현실에서 막이 오른다. 투구 내용, 승패를 떠나 둘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한국 야구 역사의 한 획을 긋는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