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한 방에 정신이 '번쩍'…LG 루키 김영우 "많이 배웠다"

캠프서 '임시 마무리'로 활약…개막 엔트리 합류 예약
커진 팬들의 관심에 "더 조심하고 겸손해야"

LG 김영우가 27일 일본 오키나와 킨 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 연습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2025.2.2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 입단 후 첫 번째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LG 트윈스 고졸 신인 투수 김영우(20)는 염경엽 감독의 신뢰를 받아 개막 엔트리 합류에 청신호를 켰다. 1차 목표 달성을 앞둔 그는 꿈을 더 크게 이루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영우는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친 뒤 "부상 없이 캠프를 잘 끝내서 다행이다. 감독님, 코치님, 선배님으로부터 많이 배울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캠프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올해 궁극적인 목표는 신인상이지만, 그 목표를 이루려면 밟아야 할 계단이 있다. 우선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야 하고, 1군에서 오래 버티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며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150㎞대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 김영우는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뒤 곧바로 1군 캠프에 합류했다. 마무리 투수로 낙점된 장현식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에는 임시 마무리 보직까지 맡았다.

그만큼 팀에서 김영우를 향한 기대치가 크다는 뜻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김영우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LG 김영우가 27일 일본 오키나와 킨 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 연습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2025.2.2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김영우도 캠프 연습경기에서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달 27일 'KBO리그 통합 우승팀' KIA 타이거즈전에서 최고 154㎞ 강속구를 던져 1이닝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투구 수는 단 9개였다.

그러나 닷새 뒤 열린 KT 위즈전에서는 김민혁에게 투런포를 맞고 볼넷과 폭투를 내주는 등 ⅓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다.

탄탄대로를 걷던 신인 투수로서는 처음으로 쓴맛을 본 순간이었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성장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았다.

김영우는 "KT전 때는 컨디션이 나빴고, 홈런을 맞은 공도 좋지 않았다. (상태가 좋지 않은) 마운드 적응이 어려웠는데, 다른 선배들은 같은 환경에서도 빨리 적응하며 좋은 투구를 했다. 다 내가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복기했다.

이어 "프로 선수가 된 뒤 첫 피홈런이었는데 오히려 더 좋았다. 그 한 방으로 선배들에게 많이 묻고 배웠다"며 "그렇게 연습경기에서 홈런이나 안타를 맞아봐야 진짜 경기에서는 안 맞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피홈런이 더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LG 트윈스 신인 투수 김영우.

염 감독은 8일부터 시작하는 시범경기에서 김영우를 마무리 투수로 기용할 계획이다. 시범경기라고 해도 팀의 뒷문을 책임져야 하는 보직은 신인 투수가 맡기엔 꽤 막중한 임무다.

김영우는 "팀 승리를 지켜야 하는 마무리는 중요한 보직이다. 큰 책임감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부담스럽지는 않다. 마무리도 선발, 불펜과 같은 투수다. 선배들과 즐겁게 경기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우가 팀 내 입지를 조금씩 다지자, 그를 향한 열성적인 LG 팬들의 관심은 훨씬 더 커졌다.

이에 김영우는 "LG 팬들이 가득한 야구장에서 등판하는 상상을 하면 설렌다"며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는데 큰 힘이 난다"고 했다.

마냥 들뜨지만은 않았다. 그는 "행동을 더욱 조심하고 겸손해야 한다. 계속 주목받을 수 있게,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