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재수' SSG 서진용, 자존심 버리고 절치부심…"또 못하면 관둬야"

팔꿈치 수술 여파로 2024년 ERA 5.55 부진
캠프서 구속 올리며 준비…풍부한 경험 기대

2025시즌 반등을 노리는 서진용. (SSG 랜더스 제공)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SSG 랜더스의 불펜 투수 서진용(33)에게 2024년은 아픔의 해였다. 2023시즌 세이브왕(42세이브)에 오르며 기대가 컸으나, 부상과 부진으로 47이닝 소화에 그쳤다. 평균자책점(ERA)은 5.55로 높았고 세이브도 없었다.

당초 서진용은 2024시즌 후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으나, 성적 부진에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신청하지 않았다.

자존심이 구겨진 서진용은 2025시즌 좋은 기록을 낸 뒤 다시 FA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복안을 세우고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페이스는 나쁘지 않다. 지난해 서진용은 평균 141.7㎞의 공을 던졌는데, 스프링캠프에서 벌써 142㎞의 속구를 던져 코치진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서진용은 최근 구단을 통해 "2023시즌 후 팔꿈치 뒤쪽 뼈를 깎아내는 수술을 했는데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제 수술한 지 1년이 지난 만큼 페이스를 빠르게 올리고 있다. 팔만 괜찮으면 문제없다"고 말했다.

귀공자 스타일의 외모와 달리 서진용은 굴곡이 많은 선수다. 2011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 후 무릎 수술로 고전했고, 2015년에야 1군 무대에 올랐다.

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SSG 마무리 서진용이 9회말 키움 이용규에게 볼넷을 허용 후 마운드에 올라온 포수 김민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11.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굴곡진 커리어, 다시 반등할 때…경헌호 코치도 기대

이후로도 한동안 빛을 못 봤으나, 2019년 33홀드로 정상급 불펜투수 반열에 올랐다. 2022년 통합 우승에 일조했고 2023년에는 구단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42)를 달성하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비록 2024년 다시 날개가 꺾였지만, 그간 숱한 고난을 이겨낸 경험이 있기에 다시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잖다.

서진용은 "올해는 캠프 전부터 실내 연습장에서 공을 많이 던졌다. 몸을 빨리 만들었고 캠프에서 스피드가 더 올랐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2024년은 그냥 지나가 버린 느낌이다. 솔직히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며 "이제 아프지도 않은데 작년처럼 던지면 야구를 그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부진 각오를 덧붙였다.

투수를 지도하는 경헌호 코치도 "(서)진용이는 중요한 경기에 나갔던 경험이 많은 선수다. 올해도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헌호 투수코치와 대화 중인 서진용(오른쪽). (SSG 랜더스 제공)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