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1년 늦췄는데…" 이정용 상무 합격, 염경엽 감독은 '짐' 덜었다
지난해 상무 지원했지만 염경엽 감독 만류로 잔류
올해 재지원해 합격…AG 승선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나 때문에 1년 늦췄는데…"
제자 이정용(27·LG 트윈스)의 국군체육부대(상무) 합격 소식을 전해들은 염경엽 LG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정용은 지난 1일 상무로부터 야구단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군 복무를 위한 모든 절차를 완료한 이정용은 오는 12월 입대할 예정이다.
이정용은 지난해 한 차례 상무에 지원했지만 최종 발표를 앞두고 취소했다. 새롭게 LG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이 이정용과 이재원의 입대를 만류했고, 둘은 LG에 남게 됐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성적'을 내야하는 미션을 받은 염 감독에게 이정용은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었다. 이정용은 지난 시즌 65경기에 나서 22홀드를 기록하는 등 LG의 필승조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염 감독 입장에선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를 부임하자마자 바로 군에 보내기엔 아쉬웠다.
그렇게 LG에 남은 이정용은 필승조로 분류돼 시즌 초반 중용됐다. 시즌 개막에 앞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부상을 당한 고우석을 대신해 마무리 중책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염 감독의 기대와 달리 이정용은 지난해와 같은 퍼포먼스를 보이지 못했다. 시즌 첫 등판부터 실점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더니 4월 한 달간 2승, 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5.93로 부진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당했다. 5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중이던 이정용은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복귀 시점도 불투명하다. 아직 2군에서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개막 전 염 감독의 구상이 완벽히 꼬였다.
염 감독은 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이정용의 상무 합격 소식에 대해 "마음이 놓인다. 내가 못 가게 했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초반 좋은 성적을 내서 아시안게임에 뽑히기를 바랐는데, 지금 상황에선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시안게임은 팀 당 3명까지 차출이 가능하다. 다른 팀 선수들과 경쟁에 앞서 팀내 경쟁에서 이겨야 차출될 수 있다. LG엔 잠재력이 풍부한 투수들이 두루 포진해 있다. 부진한 성적에 부상까지 겹친 이정용이 경쟁에서 이기기 쉽지 않다. 염 감독은 "초반에 페이스가 좋았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남은 기간 열심히 해서 연봉이라도 올리고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어 "나 때문에 1년을 늦췄는데, 얻어 가는 것이 없으면 안 된다"며 이정용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자신의 만류때문에 원하던 시기에 군 복무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성적도 좋지 않아 염 감독의 마음의 빚은 더 커졌다.
그래도 재차 상무에 지원한 끝에 합격 통보를 받았고, 군 복무 기간에도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염 감독도 마음의 짐을 한결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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