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삼성 수비 안정감 확 바꾼 손주인 코치 "약하다는 선입견 깨고 싶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수비 훈련에 많은 시간 할애
젊은 야수 뚜렷한 성장세…"수비력에 자부심 가지길"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수비가 약하다는 인식을 깨고 싶었다."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가장 달라진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 '수비'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일취월장한 젊은 야수들이 내·외야를 든든하게 지키면서 안정감을 끌어올렸다.
각종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24일 현재 삼성은 10개 구단 중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최소실책 공동 1위다.
41경기를 치르면서 17개의 실책만 범했다. 수비율은 0.988로 리그 1위. 경기 당 실책 1위 LG 트윈스(42경기 41개)와 큰 차이다. 지난 시즌 삼성은 실책 공동 3위(118개)를 기록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건 분명하다.
삼성 수비의 약진엔 박진만 삼성 감독의 지도 철학이 녹아있다. 박 감독은 누구보다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도자다. 지난해 정식 감독 승격 후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수비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 결과가 시즌 초반 빛을 발하고 있다.
박 감독은 "우리 팀 야수들이 젊기 때문에 수비 기본기를 잡아주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수비력이 뒷받침돼야 상위권에 도약할 수 있다. 선수들이 이런 메시지를 파악하고 열심히 해주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삼성은 홈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수비 훈련을 가장 먼저 진행한 뒤 배팅 훈련을 이어간다. 박 감독은 "실제 경기 집중력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박 감독의 철학을 이어받아 수비 훈련을 이끄는 손주인 삼성 수비 코치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손 코치는 "캠프 때부터 선수들에게 '수비가 강해야 팀이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 선수들 연령대가 낮기 때문에 수비에 더욱 공을 들이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손 코치가 수비 훈련 때 강조하는 건 딱 하나, 바로 '기본기'다.
그는 "잡기 어려운 타구를 잡는 것보다 누구나 잡을 수 있는 타구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잡느냐가 중요하다. 이런 차이가 바로 기본기에서 나온다. 화려한 동작으로 수비를 하는 건 중요치 않다. 교과서적인 수비가 몸에 배어있어야 팀 전체에 안정감이 깃든다"면서 "훈련 초반엔 선수들이 아마추어 때 해오던 습관 때문에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옆에서 계속 강조하고 반복 훈련을 하면서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코치에겐 삼성 야수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래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모습이 보일 때마다 뿌듯함과 보람도 느낀다.
손 코치는 "평소 선수들에게 주문하는 게 많다. 선수들은 잔소리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제는 주문한 모습들이 수비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잘 진행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며 웃었다.
센터 라인(중견수-유격수-2루수-포수로 이어지는 라인)은 수비의 핵이다. 삼성은 현재 김현준(21), 김지찬(22), 이재현(20) 등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 센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손 코치는 "선수들이 어리다보니 걱정어린 시선이 많았다. 그런데 나는 이 선수들로도 충분히 강력한 수비력을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세간의 선입견을 실력으로 깨고 싶었다"면서 "올해 이 선수들이 수비에서 조금씩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선수들도 자신의 수비력에 대해 더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있게 플레이했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삼성 수비가 굉장히 안정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superpow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