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빅보이' LG 이재원 "짧든 길든 다 같은 홈런, 비거리는 신경 안 써"
주간 장타율 4위, 대형 홈런 2개로 강렬한 인상
"목표는 정상…먼저 우승한 친구 강백호 부러워"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LG 트윈스가 공동 1위에 오른 지난주에는 차세대 거포 이재원(24)의 진가를 볼 수 있었다.
이재원은 지난주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3(17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 4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154를 기록하며 팀의 도약에 일조했다. 특히 주간 장타율은 0.765로 리그 4위였다.
그는 16일 잠실 KT 위즈전에서 비거리 합계 약 241m짜리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고 하루 뒤에는 만루 찬스에서 싹쓸이 2루타를 날렸다. '잠실 빅보이'라는 자신의 별명답게 호쾌한 타격이었다.
이재원은 "홈런이 터지고 공을 잘 맞히고 있는 것보다 경기에 꾸준히 나가고 있는 것이 더 기분 좋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고 있어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6일) 시즌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는 조급한 면이 있어 (5경기 연속 무안타 등) 타격이 좋지 않았다. 감독님께서 좀 여유를 갖고 편하게 치라고 격려해주셨는데 그 말씀이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서울고 재학 시절 강백호(KT 위즈)와 중심 타선을 이뤘던 이재원은 잠재력을 인정받았으나 부상 탓에 동기들보다 뒤늦게 빛을 발했다. 그러다 지난해 13개의 홈런을 치며 가능성을 보였고, 올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즌 장타율은 0.515로 지난해 0.453보다 높은 편이다.
장타력이 향상됐다는 말에 이재원은 "간결하게 스윙하고 있다는 것이 작년과의 차이점이다. 그렇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더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며 "아직 장타력이 좋아졌다는 표현은 이른 것 같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래도 스스로 느끼기에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이재원은 "경험이 많이 부족했었는데 기회를 많이 받으면서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더욱 (나를 믿고 기용해주시는)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또 감독님께서 (인터뷰에서 나에 대해)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것이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재원이 더 성장하려면 보완해야할 점도 있다. 염경엽 감독은 이재원에 대해 "좋은 과정으로 가고 있지만 체인지업, 커브 등 유인구 변화구에 헛스윙이 조금 많다. 이재원이 이를 참고 보완한다면 더 좋은 타자가 될 수 있다. 삼진을 줄이면 타율이 올라갈 것이고, 인플레이 타구가 많아지면 3할 타자까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재원도 염 감독의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 부분은 내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체인지업, 포크볼 등을 잘 던지는 투수들을 상대로 약점을 보여 무너진 적도 있었다"며 "그동안 '빨리 뭔가를 보여드려야 한다', '홈런 등을 많이 치고 싶다' 등 욕심 때문에 웬만한 공이면 다 치려고 했다. 때문에 내가 칠 수 있는 공이 아니라면 덤비지 않으려고 인내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홈런 1위(10개) 박동원의 조언도 이재원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지난 12~14일) 대구 원정 중에 동원이형을 찾아가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때 동원이형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다 치려고 하지 말아라. 좋은 공은 어떻게 쳐도 결과가 좋지 않다. 가운데 몰리는 실투를 노려서 잘 때린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해줬다. 그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재원의 장타는 비거리만큼 놀라운 것이 타구 속도다. 약 170~180㎞의 총알 같은 타구가 잠실구장 외야 위로 쭉쭉 날아간다.
그런 타구를 칠 때마다 짜릿한 기분을 느낄 법도 한데 이재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특별히 홈런이나 장타를 의식하진 않는다. 새로 타석에 서면 리셋하고 원래 치던대로 치려고 한다"면서 "타구를 더 빠르게 멀리 쳤다고 해서 기쁘진 않다. 비거리가 짧든 길든 내겐 의미가 없다. 그냥 다 같은 홈런일 뿐이다. 더 멀리 쳤다고 해서 점수가 더 늘어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재원이 장타를 쳐서 기쁜 순간은 팀 승리를 위한 영양가가 높았을 때다. 그는 "팀이 지고 있을 때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홈런을 쳤거나 결승타와 역전타, 동점타 등을 때렸을 때가 기쁜 것 같다. 팀이 잘 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 목표를 묻자 이재원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우승"이라고 외쳤다. 그는 "프로 입문 후 우승이 없다"며 "(강)백호가 2021년에 통합 우승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부럽더라. 나도 백호처럼 우승하고 그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재원은 "우승 목표를 향해 내가 할 수 있는 걸 꾸준하게 보여주려고 한다. 욕심내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펼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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