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자존심 구긴' 좌완 영건들, 중국 상대로 명예회복할까

이의리·구창모·김윤식, 한일전서 무기력한 투구
중국전 남아있지만 등판 여부는 불확실

구창모. 2023.3.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한국 대표 좌완 영건들이 중국을 상대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3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중국을 상대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B조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3차전까지 1승2패를 기록한 한국은 중국전을 반드시 잡고 2승2패를 만들어야 8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물론 현재 진행 중인 호주와 체코의 경기에서 체코가 4실점 이상을 하고 승리해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8강행 여부를 차치하고라도 한국은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팀 성적과 무관하게 대표팀 타선에서 빛나는 활약을 펼친 이정후는 "호주와 체코의 경기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당연히 끝까지 최선 다하는게 국가대표 유니폼 입은 선수가 해야할 행동이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끝까지 뛰겠다"고 다짐했다.

중국전을 통해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바로 이의리, 구창모, 김윤식 등 좌완 영건들이다.

셋 모두 지난 시즌 뛰어난 활약을 발판 삼아 대표팀에 승선했다. 오랜 기간 한국 대표 좌완으로 활약한 김광현, 양현종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번 WBC를 통해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떠오르길 바라는 마음도 담겨있었다.

특히 한일전에서의 활약이 필요했다. 좌타자가 많은 일본을 상대로 왼손 투수가 힘을 내줘야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기대는 한일전에서 산산조각났다. 이의리, 구창모, 김윤식 모두 일본 타선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승리의 가능성을 높여주기는 커녕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표팀 정현욱 투수코치가 6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 일본 대표팀 곤도 켄스케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김윤식을 다독이고 있다. 2023.3.1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한국의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윤식은 ⅓이닝 동안 4사구만 3개를 내주며 3실점했고, 8번째 투수로 등판한 구창모도 ⅓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무너졌다. 뒤이어 올라온 이의리 역시 ⅓이닝 동안 4사구만 3개를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어느 누구 하나 만족스러운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세 투수의 컨디션이 정상은 아니었다. 미국 전지훈련부터 한국, 일본을 거치며 3주 간 훈련했지만 좀처럼 몸상태가 올라오지 않았다. 본선에서 이들의 활약이 필요했던 이강철 감독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걸 고려하더라도 한일전에서 보여준 무기력한 투구는 실망을 넘어 좌절감을 안겼다. KBO리그에서 보여준 배짱있는 투구는 실종됐다. 150㎞가 넘는 강속구로 한국 타자를 상대로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일본 투수들과 너무나도 대비됐다.

현지에서 경기를 해설한 선배 야구인들은 저마다 "저렇게 무너지면 안된다", "맞더라도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게 낫다. 피해가는 투구는 안 된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좌완 영건들에게 믿음을 얻지 못한 이 감독은 김원중, 원태인, 정철원 등 그나마 컨디션 좋은 투수들을 승부처마다 계속 내보낼 수 밖에 없었다. 부득이하게 편중된 마운드 운용은 '혹사'라는 꼬리표를 달고 비판의 대상이 됐다. 악순환이다.

아직 중국전이 남아있어 세 투수가 구겨진 자존심을 세울 기회는 있다. 다만 필승을 다짐한 이 감독이 제 컨디션이 아닌 이들을 중국전에 내보낼지 미지수다. 한국은 선발 투수로 원태인을 예고한 상태다.

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표팀 이의리가 7회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3.3.1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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