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박진만 삼성 감독 공식 취임 "프로에 2등은 필요 없다"

"우리 팀 포수 뎁스 두꺼워…트레이드도 가능"
"FA 필요하다면 불펜 투수…외인 3명은 재계약"

박진만 신임 삼성라이온즈 감독이 26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16대 감독 취임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2.10.2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권혁준 기자 = "프로에 2등은 필요없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신임 감독(46)이 내년 시즌 목표로 '우승'을 노리겠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박 감독은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을 열고 삼성 제16대 감독으로 공식 취임했다.

박 감독은 취임식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프로는 2등이 필요없다"면서 "선수 시절부터 1등을 해야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고 그게 프로라고 생각했다. 그 마음은 한결같다. 우승을 위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우승을 위한 전력보강으로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참전보다는 '중복 포지션'인 포수의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감독은 "우리 팀은 다른 팀보다 포수 포지션의 뎁스(depth)가 두꺼운데, 올해 FA 시장에 포수가 많다"면서 "트레이드 등의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FA 시장엔 양의지(NC), 유강남(LG), 박동원(KIA), 박세혁(두산), 이재원(SSG) 등 주전급 포수들이 대거 쏟아지는 가운데, 삼성은 주전 포수 강민호(37)를 비롯해김태군(33), 김재성(26) 등의 백업포수도 보유하고 있다.

박 감독은 "포지션 중복 문제도 있기 때문에 FA보다는 시장 상황을 보고 트레이드로 부족했던 부분을 강화하는 쪽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취임한 이승엽 두산 감독은 팀의 취약 포지션으로 포수를 꼽기도 했는데, 박 감독은 이에 대해 "두산과도 얼마든지 트레이드 가능성이 열려 있다. 어느 팀과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FA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포지션은 불펜투수다. 박 감독은 "후반기에 젊은 야수들이 많이 성장했고, 선발투수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데 불펜투수는 조금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조건이 맞는다면 그런 부분들을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탈락에도 활약을 펼친 데이비드 뷰캐넌, 알버트 수아레즈, 호세 피렐라 등 세 명의 외국인 선수는 일단 '재계약'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올해 좋은 결과를 냈을 뿐 아니라 안정적인 선수들이기 때문에 재계약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만 신임 삼성라이온즈 감독(오른쪽)이 26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유니폼을 입고 원기찬 대표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2022.10.2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다음은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

-코칭 스태프 선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심사숙고 중이다. 빠르면 이번 달, 늦으면 마무리캠프를 출발하는 내달 2일 이후가 될 수도 있다. 일반 코치만 있다면 빨리 되겠지만 수석코치도 선임해야해서 좀 더 깊이 생각하고 있다.

-김재박 감독의 등번호(70번)를 선택한 것은 그의 야구를 추구한다는 뜻인가.

▶그렇지는 않다. 김재박 감독님 뿐 아니라 선수 시절 거쳤던 선동열 감독님, 김성근 감독님의 야구도 조합해서 운용하려고 한다. 등번호를 70번으로 선택한 것은 프로 입단 전부터 같은 포지션인 김재박 감독님이 우상이었기 때문이다. 코칭스태프를 하게 되면 달고 싶었는데 그동안은 고참 선배들도 계시고 해서 기회가 없었다.

-박진만의 야구를 정의한다면.

▶감독대행하면서도 그랬지만 프로로서 경쟁의식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 위주로 경기에 나서고, 경쟁을 통해 선수층이 두꺼워지게 하고 싶다. 시즌은 장기전이기 때문에 선수층이 두꺼워야만 성적이 날 수 있다. 한 두 선수가 빠졌을 때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어야한다.

-삼성 외인 좋은 모습 보였는데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

▶우리 팀 용병 3명은 올해 좋은 결과 보여줬다. 안정적인 선수들이기 때문에 일단 3명 다 재계약 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FA 시장에선 어떤 기조를 가지고 있는지.

▶지켜봐야하지만 먼저 우리 팀 상황을 생각해봐야한다. 일단 다른 팀보다는 포수 쪽 뎁스가 두꺼운데, 올해 FA 시장에 포수가 많다. 때문에 트레이드 등의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 FA보다는 시장 상황을 보고 트레이드로 부족했던 부분을 강화하는 쪽을 생각하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두산이 포수가 약하다고 했다. 두산과의 트레이드도 고려하나.

▶얼마든지 가능하다. 우리 팀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다면 두산 뿐 아니라 어느 팀과도 문이 열려 있다.

-이승엽 감독과의 라이벌 구도를 흥미롭게 보는 시선이 많다.

▶젊은 감독들이 처음 지휘봉을 잡으면 선수 때와 어떻게 다를까 하는 마음에 팬들의 관심이 많아진다. 이승엽 감독도 그렇지만 저 역시 이런 기회를 계기 삼아 야구의 붐이 재현될 수 있게끔 하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

-코치와 2군 감독, 감독 대행 때와 감독으로서 보여줄 리더십이 달라질까.

▶2군 감독 때는 운용보다는 젊은 선수들의 경험치를 만들어주는 목적이었다. 올해 감독대행을 하면서는, 1군은 전쟁터다보니 게임 운용을 중요시했다.

아무래도 야수 출신이다보니 야수 쪽은 원활하게 할 수 있었는데 투수운용이 좀 힘들었다. 그때 예전 선동열 감독이 하셨던 것을 생각했다. 같은 실패라면 빠르게 교체하는 게 한 템포 늦은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올해 좋은 경험을 했고, 내년에는 좀 더 원활하게 해보겠다.

박진만 신임 삼성라이온즈 감독(오른쪽)이 26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원기찬 대표이사로부터 등번호 70번이 적힌 유니폼을 받은 뒤 함께 들어 보이고 있다. 2022.10.2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감독 계약으로는 이례적으로 옵션이 포함됐는데.

▶내가 첫 단추를 뀄지만 내년부터는 코치들도 옵션을 통해 동기부여를 할 것으로 들었다. 내부적으로 삼성이 그런 시스템으로 간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삼성이 내년 우승할 수 있다고 보나.

▶프로는 2등이 필요없다. 선수 때부터 했던 말이 "2등은 필요없다. 1등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 프로"라는 것이다. 마음은 한결같다. 우승을 위해 준비하겠다.

-취임사에서 선수들에게 분위기를 헤치지 말라고 강조한 이유가 있나.

▶선수 시절에 운 좋게 항상 우승권 팀에 있었다. 그러다보니 팀 분위기가 좋았을 때 성적이 좋고 하나로 뭉쳐진다는 것을 느꼈다. 개인 운동이 아니고 단체 경기기 때문에 한 사람으로 인해 분위기가 망가지면 팀이 무너질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선수든 간에 규율과 규칙 벗어나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우승권팀은 선수들이 모두 한 곳만 보고 하나로 뭉친다. 다른 팀이 봤을 때 '저 팀은 단단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것도 경기 전 기싸움이 되는데, 그런 부분에서 이겨야한다는 메시지다.

-FA 시장에서 지켜보는 포지션이 있다면.

▶야수 쪽에는 신진급 선수들이 많이 올라왔다. 선발투수도 어느 정도 안정감이 있다. 다만 불펜이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에 조건 맞는다면 그런 부족한 부분 채웠으면 한다.

-올 시즌 삼성이 5강에 오르지 못한 이유가 있다면.

▶선수들이 코로나로 인해 제 컨디션을 못 찾았는데, 선수층이 얇다보니 주전 선수들이 빠졌을 때 대체 선수가 부족했다. 후반기에 젊은 선수들을 많이 기용한 것도 팀 뎁스를 두껍게 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대행으로 시즌 마치고 감독 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는데.

▶내가 알기로는 다른 구단보다 삼성이 보고 체계가 시간이 걸리다보니 그런 것 같다. 그런데 강인권 NC 감독이나 이승엽 두산 감독의 선임이 워낙 빨리 빨표된 것도 있다. 내가 정상적이고 그 분들이 빨리 발표된 것 같은데(웃음). 주위에선 "왜 발표 안 하냐"고 묻기도 했지만 스스로는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고 있었다.

-감독으로 이것만은 지키겠다고 팬들에게 약속한다면.

▶선수에게 당부한 것들이 결국 그런 부분인데,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다. 후반기에 팬들이 좋아해주시고 야구장에 많이 찾아오신 것도, 선수 기용에 있어서 납득할 수 있는 기용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이름값으로 선수를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팀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선수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겠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