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우승→술판→꼴찌 추락…이동욱 감독의 허무한 퇴장
NC, 창단 2년만에 최고팀 이끈 이 감독과 결별
선수들 방역위반 일탈이 '재계약 반납' 결정타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불과 2년 전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며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했으나 결말은 새드 엔딩이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이동욱 감독과 결별했다. NC는 11일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반복되고 있는 선수단 일탈행위와 성적 부진으로 침체된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 감독의 해임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새 감독 선임 때까지 강인권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이끈다.
지난 2018년 NC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데이터 야구를 접목해 팀을 빠르게 성장시켰고, 2020시즌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궈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NC는 이 감독의 공을 높이 사 2021시즌 초 '3년 재계약'이라는 선물까지 안겨줬다. 계약대로라면 이 감독은 2024시즌까지 팀을 이끌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 감독이 재계약을 체결한 뒤 여러 악재가 터졌다. 지난해 7월 터진 '술판 논란'이 결정적이었다.
박석민,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가 방역 수칙을 어기고 호텔에서 술판을 벌인 사실이 적발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 자체 징계를 받았다. 네 선수가 빠지며 전력이 크게 약화된 NC는 2021시즌을 7위로 마쳤다. 술판 논란의 여파는 올 시즌 초반까지 이어지며 꼴찌 추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비시즌 전력 유출도 있었다. 핵심 멤버 나성범이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고, 강진성, 임창민(이상 두산 베어스), 김진성(LG 트윈스), 김태군(삼성 라이온즈) 등 NC 주축으로 활약한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에이스 구창모는 재활이 더뎌 개막에 맞춰 돌아오지 못했다.
프리에이전트(FA) 박건우와 손아섭을 데려왔지만 투타에 생긴 큰 구멍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감독은 시즌 개막 전 "주축 선수들이 오기 전까지는 많은 선수가 빈자리를 메울 것이다. 시즌 초반은 버틴다는 생각으로 팀을 이끌어야할 것"이라며 험난한 시즌을 예고했다.
각오를 했음에도 NC는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많은 선수들이 기회를 받았지만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경기력은 처참했고, 패배는 쌓여갔다. 시즌 초반부터 일찌감치 최하위로 추락했다. 5월초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가 징계를 마치고 복귀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이런 가운데 코칭스태프가 만취 상태에서 폭행 사건에 휘말리는 불미스러운 일까지 발생해 팀 분위기를 더 악화시켰다.
NC는 11일 현재 33경기 9승24패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0승을 따내지 못했다. 지난 10일엔 롯데 자이언츠에 완패하며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좀처럼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지 못한 NC는 결국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는 명목으로 이 감독을 경질했다. 지난해부터 연속적으로 터진 악재를 감당하기엔 그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NC는 "다양한 후보군을 대상으로 차기 감독 인선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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