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 '짤영상' 쏘나…"구단들, 작은 돈벌이 탓 MZ팬들 외면"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제24대 신임 총재가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허구연 신임 총재는 사상 첫 야구인 출신 KBO 수장으로 지난 이사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허구연 신임 KBO 총재는 30일 구단 스스로가 팬들을 멀어지게 만들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허 총재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현 프로야구 상황을 '9회말 1사만루의 절체절명의 위기'고 본 이유에 대해 "코로나팬데믹으로 관중들이 들어오지 않는 가운데 거의 두 시즌을 보냈고, 그런 가운데 사건 사고가 많고 도쿄올림픽에서 안 좋아 인기가 하락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대해 "MZ세대들이 야구에 대해서 관심이 뚝 떨어졌는데 KBO나 구단들이 MZ세대에 대한 대책, 앞으로 MZ세대가 어떻게 변할 것이냐에 대해서 대처를 못했다"며 "대표적인 것이 쇼츠, 흔히 말하는 짤 이런 것을 막아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 총재는 "(팬을 확장하려면) 야구 뉴스나 동영상(이 많이 퍼져나가야 하는데) 짤을 막고 어느 팀 우승하는데만 중점을 뒀다"며 "그러면 우리만의 리그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짤 등이 널리 퍼져나가야 야구에 대한 관심이 증폭할 텐데 "중계계약에 의해서 일반 사용자가 (야구중계 동영상을) 사용 못 하게 만들었다"고 입맛을 다셨다.

허 총재는 "이는 소탐대실이었다"라며 "중계계약권으로 (구단들이) 돈은 좀 더 가져갔을지 모르지만 팬들이 멀어지게끔, 특히 젊은이들이 멀어지게끔 해놓았다"라며 야구계, 구단 스스로가 팬을 쫓아냈다고 장탄식했다.

그러면서 "구단이기주의에다가 멀리 내다보지 못해 야구가 위기 속으로 빠져든 것"이라며 짤 금지 등을 고치지 않는다며 회생불능 상태로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허 총재는 "요즘 젊은 세대들 중 누가 3시간 반 야구를 보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며 "보다가 다른 것도 하고 나중에 결정적인 순간에 재미난 것(을 짤로) 보는 이런 추세인데 그걸 막아놓았다"고 프로야구 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프로야구 중계방송 동영상 이용'을 아예 막아 놓은 조치를 들었다.

따라서 프로야구가 다시 팬들의 사랑을 받으려면 '짤 금지' 등은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라는게 허 총재 생각이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