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오디세이] 롯데맨 손아섭을 NC로 향하게 만든 '무관의 한'
2007년 프로 입단 후 우승 경험 없어
"NC는 매년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강팀"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지난 21일 NC 다이노스의 영입 제의를 받은 손아섭(33)은 사흘 뒤 계약서에 서명했다. 잠을 못자고 식사도 못할 정도로 머릿속이 복잡했고 스스로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든 선택이었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로 저울질이 쉽지 않았다.
결국 손아섭은 자부심이었던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타이틀을 포기하고 둥지를 옮기는 선택을 내렸다. '무관의 한'이 그를 NC로 향하게 한 핵심 배경이다.
손아섭은 KBO리그 최고의 교타자로 평가받는다. 2007년 프로 입단 초반에는 굴곡진 삶에 개명까지 했던 그이지만 2010년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며 순항을 시작했다. KBO리그 최연소 및 최소경기 2000안타 달성과 안타왕 3차례(2012·2013·2017년) 등극 등 롯데의 간판선수가 됐다.
하지만 손아섭은 한 번도 우승트로피를 들지 못했고, 그 한이 너무 컸다. 통산 한국시리즈 2회(1984·1992년) 우승을 거둔 롯데는 손아섭이 입단한 뒤 한국시리즈 문턱조차 밟지 못했다.
손아섭은 롯데를 우승시키겠다는 포부를 누누이 밝혔으나 팀이 너무 약했다. 롯데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가을야구를 한 번(2017년 플레이오프) 밖에 경험하지 못했다. 이 기간 KBO리그에 참가한 9구단 NC와 10구단 KT 위즈가 적극적인 투자와 알찬 전력 보강으로 우승을 이룬 것과는 대비를 이뤘다.
손아섭은 "롯데 후배들에게 우승 반지를 끼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를 못 지키고 떠나게 돼 면목이 없고 너무 미안하다"면서도 "개인적으로, 누구보다 우승 갈증이 컸다"고 이적 배경을 밝혔다.
NC는 2020시즌 통합 우승을 이룬 신흥 강호다. 올해 방역 위반 술판에 따른 주축 선수들의 징계 여파로 2연패가 좌절됐으나 다시 정상을 넘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냉정하게 롯데보다 NC가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이 더 높은 팀이다. NC도 손아섭에게 이 부분을 강조하며 그가 합류할 경우 정상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설파했다.
손아섭은 "내게 관심을 보였던 구단 중에서 NC가 가장 나를 원한다는 걸 느꼈다. 계약까지 조금 늦었는데 협상 줄다리기는 전혀 없었다. NC는 처음부터 최고의 조건(4년 최대 64억원)을 제시했다. 내가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수식어를 포기하기까지 결정을 내리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재촉하지 않고) 내 의사를 기다려준 NC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투타가 조화를 이루는 NC는 매년 포스트시즌에 오르고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강팀인데, 이 부분이 가장 크게 와 닿았다. 이적을 결심하는데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구창모가 복귀하면 선발진이 더 강해질 것이고 불펜도 이용찬, 원종현 등 좋은 투수가 많다. 아울러 타선도 KBO리그 다른 팀과 비교해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손아섭은 올해 다소 부침을 겪었고 그를 향한 비난도 적지 않았다. 이에 그는 건재하다는 걸 꼭 입증하고 싶어 했다.
손아섭은 "현재에 안주하며 편한 길만 원했다면 롯데에 잔류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건강하게 한 시즌을 뛸 수 있으며 팀 우승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새롭게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NC도 30대 중반이 되는 손아섭의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임선남 NC 단장은 "손아섭의 기록이 예년보다 하락한 부분은 있다. 솔직히 부담감과 위험 요소가 있지만 분명 반등할 것으로 봤다. 우리는 손아섭에게 홈런을 많이 쳐 달라는 게 아니다. 상위 타선에서 근성 있는 플레이로 상대 투수를 괴롭히고 출루해 득점 기회를 창출하기를 바란다. 충분히 제 몫을 다해줄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NC 유니폼을 입고 우승 반지를 끼겠다는 손아섭은 "가슴이 벅차고 설렘이 있다"며 "NC 팬들에게 즐겁고 근성 있는 야구를 보여드리겠다.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기대에 꼭 부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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