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트리오 이젠 끝' 박건우 눈물의 손편지…"경민·수빈아 미안해"
6년 100억원에 NC행 박건우, SNS에 손편지 게재
- 조재현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두산 베어스를 떠나 NC 다이노스로 향하는 프리에이전트(FA) 외야수 박건우가 입단 동기인 허경민, 정수빈을 향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NC는 14일 박건우 영입 소식을 전했다. NC는 박건우에게 6년 총액 100억원(계약금 40억원·연봉 54억원·인센티브 6억원)을 안겼다.
박건우의 이적으로 두산의 '1990년생 트리오'를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지난해 FA 계약을 통해 팀에 잔류한 허경민과 정수빈이 박건우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물밑작업을 펼쳤지만 결과는 작별이다.
세 선수는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일군 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허경민), 2순위(박건우), 5순위(정수빈)로 두산에 지명됐다.
주전으로 발돋움한 후에는 두산의 왕조 건설에 앞장서며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들은 올해 가을야구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쳐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
두산은 지난해 허경민에게 최대 7년(85억원), 정수빈에게 6년(56억원)짜리 계약을 안겼다.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구단 입장에선 앞으로도 주축이 돼 달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었다. 선수 역시 계약 과정에서 '함께 뛰고 싶다'며 서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허경민과 정수빈이 팀에 남으면서 올해 FA 자격을 얻은 박건우의 행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박건우는 내년 시즌 두산이 아닌 NC 유니폼을 입게 됐다.
박건우는 두 친구를 향해 미안함을 표했다. 그는 NC의 영입 발표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한 손편지를 통해 "두산에서 같이 은퇴식을 하자고 했던 약속을 못 지키게 됐다. 너무 미안하다"고 전했다.
그는 "그렇지만 우리 셋이 나중에 코치 생활하자고 한 약속은 꼭 지키자.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닌 만큼 두산의 후배들을 잘 이끌어 줬으면 한다"며 "몸이 아프면 야구도 할 수 없으니 항상 건강하고 자주 연락하면서 지내자. 사랑한다 친구들아"라고 적었다.
박건우는 팬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두산에서 야구하면서 다른 팀에 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지금도 두산을 떠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한 글자 한 글자 써 가는 데 눈물이 많이 난다"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이어 "두산 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부터 드리고 싶다. 후회는 항상 남는 것이겠지만 더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한 마음뿐이다. 팬 덕분에 지금의 박건우가 있을 수 있었다. 평생 그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
박건우는 김태형 감독을 향해서도 "온전한 믿음에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움과 후회가 남지만 너무너무 감사했다. 끝까지 프로야구 최고의 감독님으로 남아달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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