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규놀이' 버텨낸 이용규의 배트…"오늘도 역시 같은 방망이로"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초 무사 주자 없는 상황 키움 이용구가 볼넷으로 걸어나가고 있다. 2021.11.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초 무사 주자 없는 상황 키움 이용구가 볼넷으로 걸어나가고 있다. 2021.11.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이번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붙박이 리드오프로 활약한 이용규(36)의 배트가 '용규놀이'를 견뎠다.

올 시즌 500타석 이상(547타석)을 소화하면서 단 한 차례도 방망이가 부러지지 않았다. 매 타석마다 끈질기게 투수의 공을 커트하며 누구보다 많은 공을 마주하는 이용규의 방망이라 더욱 신기한 일이다.

이용규는 매 시즌 방망이 7~10자루가 파손됐는데 올 시즌엔 그의 방망이가 멀쩡했다. 키움 측은 "연습 배팅 때 두 차례를 제외하면 단 한 번도 방망이가 부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04년 프로 데뷔 이후 17시즌 만에 만난 '극강의 배트'는 베테랑 이용규를 웃게 만들었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을 앞두고 만난 이용규는 "시즌 전 주문한 12자루의 배트 중 단 한 개도 부러지지 않았다. 나무가 좋아진 건지는 모르겠는데 이런 선수는 아마 프로야구 역사상 내가 처음일 것"이라며 웃었다.

강병식 키움 타격코치의 생각은 어떨까. 강 코치는 "1번 타자 출전이 많고 파울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는 이용규의 타격 스타일 상 방망이가 많이 부러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방망이 끝이나 손잡이 부분에 공이 맞으면 잘 부러지는데 올 시즌 이용규는 방망이 가운데 정확한 타격을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대단하다"라며 이용규를 치켜 세웠다.

물론 방망이 한 자루로 전체 시즌을 치르는 건 아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쓴 방망이는 정규시즌 6경기를 남기고 바꾼 것이다. 이용규는 전날에도 이 배트를 들고 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 팀의 7-4 승리에 기여했다.

이용규는 "팀이 계속 이기면 항상 똑같은 배트를 들고나간다. 2차전 때도 같은 배트를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