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오태곤처럼' 개명 앞둔 한동민 "더 이상 안 아팠으면"

등 번호도 62→35번으로 바꿔
작년만 2차례 큰 부상

건강을 위해 개명을 준비하고 있는 SK 와이번스 한동민. ⓒ 뉴스1

(서귀포=뉴스1) 이재상 기자 = SK 와이번스의 거포 외야수 한동민(32)이 2020년 부상 악몽을 끊기 위해 개명을 준비하고 있다.

한동민은 3일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작년에 큰 부상을 2차례나 겪었다"며 "새로운 시작을 위해 이름을 바꾸려고 한다. 아직 (개명)절차가 남아있는데 확정이 되면 이야기 드리겠다"고 말했다.

한동민은 2018시즌 41홈런을 치며 SK의 4번째 우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9시즌 12홈런으로 부진했고,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62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15홈런 31타점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해는 부상으로 고개를 숙였다.

시즌 초반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오른 정강이를 다쳐 두 달을 쉬었고, 9월에는 수비 중 왼손 엄지 인대가 파열돼 수술대에 올랐다.

한동민은 "처음에는 우스갯소리로 개명이라도 해야 하나 생각을 했는데, 작명소에서 이름을 받아보고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동민이란 이름으로 웃고 울고, 추억이 많았다. 아쉽긴 하지만 너무 아파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뛰고 싶어 개명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190㎝의 건장한 체격을 갖춘 한동민은 이름에서 따온 '동미니칸'이다. 도미니카공화국 거포 같다는 의미에서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그는 "동미니칸이란 별명이 사라지겠지만, (이름 바꾸고)야구를 잘 하면 또 새로운 별명을 팬들이 붙여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야구에는 개명한 선수들이 꽤 많다. 손아섭(롯데, 전 손광민)을 비롯해 배정대(KT, 전 배병옥) 등이 대표적으로 이름을 바꾸고 성공한 케이스다.

이번에 한동민이 개명하는 데는 팀 동료인 오태곤의 조언도 있었다. 예전 오승택이었던 오태곤은 개명 이후 큰 부상 없이 좋은 경기를 하고 있다.

한동민은 "태곤이한테 작명소 추천을 받았고, 지난해부터 개명 절차를 밟고 있다. 거의 마무리 단계인데 아마 2021시즌에는 바뀐 이름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이름에 대해선 "아직 다 마무리 된 것이 아니라, 완료되면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른 변화도 있다. 데뷔 후 줄곧 '62'를 달았던 한동민은 올해 등 번호도 '35'로 바꿨다. SK 와이번스가 신세계 그룹으로 인수되면서 한동민은 새로운 유니폼에 새로운 이름, 새 등번호를 달고 2021시즌 그라운드를 누비게 됐다.

한동민의 올 시즌 목표는 부상 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이다.

그는 "정말 안 아팠으면 좋겠다"면서 "2018년 우승했을 때의 좋았던 느낌으로 돌아가고 싶다. 좋은 영상을 보며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면 생각한 대로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