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연패 스트레스…염경엽 SK 감독 '안타까운 실신'
25일 두산과 더블헤더 1차전 도중 실신
SK는 감독 부재 속에 6-14 패배로 8연패 수렁
- 정명의 기자
(인천=뉴스1) 정명의 기자 =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이 경기 중 덕아웃에서 쓰러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염경엽 감독은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5차전이자 더블헤더 1차전 도중 덕아웃에서 쓰러졌다.
두산의 2회초 공격이 종료된 후 SK 덕아웃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상대팀 두산의 김태형 감독이 달려갔을 정도로 심상치 않은 상황이었다. 구급차가 서둘러 SK 덕아웃 앞에 도착했다.
들것에 실려나온 사람은 염경엽 감독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구급차에 실려 인근 인천 길병원으로 이송됐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 중계화면으로 보면, 염경엽 감독은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옆으로 쓰러졌다. 정수성 코치를 비롯해 SK 구성원들이 서둘러 구급차를 불러 염경엽 감독을 들것으로 옮겼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깜짝 놀라 강석천 수석코치와 함께 SK 덕아웃을 찾았다. 김태형 감독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염경엽 감독이 구급차로 옮겨지는 과정을 모두 지켜본 뒤 두산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SK 구단 측은 "(염경엽 감독은) 의식은 약간 있는 상태"라며 "병원에서 곧바로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면 알리겠다"고 밝혔다. 염경엽 감독이 자리를 비우면서 박경완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경기를 치렀다. 더블헤더 2차전도 감독대행 체제로 소화할 예정이다.
SK는 감독 부재 속에 두산의 화력을 당해내지 못하고 6-14로 패했다. 8연패 수렁. 시즌 전적은 12승31패가 됐고 순위는 여전히 9위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왔다. 지난해 9.5경기 차가 뒤집히며 두산에 정규시즌 우승을 내준 뒤 플레이오프에서도 키움 히어로즈에 3연패를 당하며 탈락한 것. 올 시즌 초반에는 주전들의 줄부상 속에 10연패에 빠지는 등 부진을 이어왔다.
이날도 염경엽 감독은 7연패 중 경기를 지휘하고 있었다. 연패 탈출이 절실했지만 1회초부터 선발 박종훈이 상대 4번타자 김재환에게 선제 스리런포를 얻어맞고 선취점을 빼앗겼다. 1회말 곧장 3-3 동점에 성공했으나 2회초 다시 3점을 빼앗겼다. 그러면서 염경엽 감독이 쓰러지고 말았다.
일주일 중 6일 경기가 열리는 프로야구의 감독들의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다. 감독들 중 지병이 없는 이를 찾아보기 힘들다. 김태형 감독도 지난 2017년 시즌 중 게실염으로 입원해 당시 한용덕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다.
염경엽 감독은 프로야구 사령탑 중에서도 예민한 성격이다.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전날 경기를 복기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스타일이다. 식사량도 많지 않고 영양제 등으로 건강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팀이 연패에 빠지면서 겉으로 보기에도 기력이 부쩍 줄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결국 염경엽 감독은 '경기 중 실신'이라는 사상 초유의 안타까운 장면을 연출하고 말았다.
doctor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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