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의 슈퍼캐치, 두산이 강팀인 이유

KBO리그 최상급 외야 수비력을 자랑하는 정수빈.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KBO리그 최상급 외야 수비력을 자랑하는 정수빈.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두산 베어스 정수빈이 슈퍼캐치로 팀을 구했다. 두산이 강팀인 이유가 고스란히 드러난 장면이었다.

두산은 지난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2차전에서 5-1로 승리했다. 스코어만 보면 크게 힘들이지 않고 거둔 승리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1회초 정진호와 김재환의 적시타로 2점을 선취한 두산은 5회말 큰 위기를 맞았다. 선발 이용찬이 흔들리며 1사 만루에 몰린 것. 김문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이용찬은 전준우에게 초구를 통타당했다.

전준우의 타구는 좌중간을 가를듯한 기세로 날아갔다.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아 경기가 뒤집힐 수 있는 상황. 그러나 타구는 다이빙 캐치를 시도한 정수빈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대로 이닝 종료.

정수빈의 수비로 리드를 지켜낸 두산은 6회말 한동희에게 솔로홈런을 내주며 2-1로 쫓겼지만 7회초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해 3득점, 5-1 승리로 경기를 끝냈다. 역전과 함께 경기 분위기를 롯데에게 완전히 넘겨줄 수 있었던 5회말 나온 정수빈의 호수비가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정수빈은 KBO리그 최고의 외야 수비를 과시하는 선수다. 군입대 전부터 수비력은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경찰청에서 제대해 지난 시즌 복귀한 뒤에는 노련함까지 생겼다. 정수빈은 올 시즌 타율 0.315(54타수 17안타)로 공수에서 활약 중이다.

두산은 리그 최강팀으로 꼽힌다. 지난 4년 동안 빠짐없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고, 그 중 2015년과 2016년에는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로 초반 순항 중이다.

두산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배경에는 견실한 수비가 있다. 외야는 물론 내야도 그물망 수비를 자랑한다. 외국인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롯데 자이언츠에서 두산으로 이적해 성적이 향상된 이유 중 하나도 수비의 도움이다.

최소 실책 부문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오르고 있는 두산이다. 2015년 3위(93개)를 시작으로 2016년 1위(79개), 2017년 2위(90개), 지난해 1위(77개) 등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동안 항상 3위 안에 들었다. 올 시즌 역시 공동 2위(10개)에 올라 있다.

김태형 감독은 팀 수비가 단단한 이유에 대해 "예전부터 수비를 잘하는 선배들이 많았다"며 "후배들이 그런 선배들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화려한 홈런, 불같은 강속구는 팬들에게 가슴이 뻥 뚫리는 청량감을 선사한다. 그러나 팀을 이기게 하는 것은 수비다. 정수빈의 슈퍼캐치가 바로 두산이 강팀인 이유다.

doctor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