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버틴 무명 시절…채은성의 '인동초 스토리'
육성선수로 LG 입단, 고난 딛고 팀 간판으로 성장
아내와 7년 연애 끝에 결혼, 연봉 3억원 돌파 겹경사
- 정명의 기자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채은성(30·LG)의 연봉이 3억원을 넘어섰다. 피땀, 눈물로 이뤄낸 인생역전. 지금의 아내와 무명 시절을 함께 버텨온 인동초 스토리다.
채은성은 지난해 팀 내 연봉 고과 1위에 올랐다. 타율 0.331 25홈런 119타점으로 활약한 결과다. 2010년 조인성(현 두산 베어스 코치)이 기록한 107타점을 넘어 LG 구단 한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도 세웠다.
열매는 달았다. 1억1000만원이었던 연봉이 단숨에 3억원을 넘어섰다. 이제는 남부럽지 않은 고액연봉 선수다. 구단이 내민 섭섭하지 않은 계약서에 채은성은 고민없이 한 번에 도장을 찍었다.
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채은성은 새 시즌을 준비하며 만든 근육질 몸매를 자랑했다. 겸손함이 묻어나는 얼굴 표정, 침착하면서도 조리있는 말솜씨는 그대로였다. 새신랑의 행복도 느껴졌다.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2009년 LG에 입단해 10년만에 팀의 간판타자로 성장한 채은성이다. 그 과정에는 야구를 그만둘뻔한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아내가 보내준 응원 속에 피나는 노력을 이어가 정글같은 프로 세계에서 살아남았다.
미뤄왔던 결혼식을 지난달 8일 올렸다. 7년 연애에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아내 정가영씨는 한국요가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미모의 재원으로 동료 최동환의 소개로 처음 만나 사랑을 꽃피웠다.
채은성은 "나는 결혼을 일찍 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뭐가 있어야 결혼을 하지"라며 "아내가 많이 기다려줬다. 옆에서 응원도 많이 해줬다"라고 아내를 향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최고의 성적을 낸 뒤 결혼식까지 올린 2018년은 채은성에게 잊지 못할 한 해가 됐다.
힘든 시간을 함께 지내왔기 때문에 지난해 활약은 채은성과 아내 둘 모두에게 뜻깊었다. 채은성이 1군에 데뷔한 것은 2014년. 그 전까지 채은성은 육성선수 타이틀을 떼어내지 못한 채 2군에만 머물던 무명이었다.
채은성은 "아내의 응원이 큰 힘이었다"며 "2군에 있을 때는 대타로 나가는 한 타석을 보겠다고 구리(LG 전 2군 경기장)까지 와줬고, 1군 첫 타석에 섰을 때도 많이 기뻐해줬다. 1군에 올라와 굴곡이 있을 때도 변함없이 옆에 있었던 고마운 사람"이라고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처음 LG에 신고선수로 입단해 채은성이 받은 연봉은 2000만원. 장비값이 많이 드는 프로야구 선수에게는 결코 많은 금액이 아니다. 그런 채은성에게 요가 강사로 활동하던 여자친구, 현재 아내가 용돈과 함께 자신감을 채워줬다.
채은성은 "연봉 2000만원 받을 때는 선배님들 월급 명세서를 보면 0이 하나 씩 더 붙어 있는 걸 보면서 마냥 부러웠다"며 "나는 언제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지금은 신기할 따름"이라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어 "아내와 예전 사진들을 보면서 10년 동안 잘 버텼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연봉만 많이 오른 것이 아니다. 시즌을 마친 뒤 채은성은 일구회가 시상한 의지노력상, 조아제약 시상식에서 기량발전상을 받았다.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들이다.
채은성은 "(연봉이 올랐다고) 아직 아내에게 특별히 선물한 것은 없다. 앞으로 살면서 다 갚아나갈 것"이라며 "지난해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올해 목표는 팀의 가을야구 하나 밖에 없다"고 남편으로서, LG의 중심타자로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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