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했던 LG, 차우찬 134구 필승 의지로 끊은 두산전 17연패
- 조인식 기자

(서울=뉴스1) 조인식 기자 = LG 트윈스가 두산 베어스전 17연패에서 탈출하며 마지막 자존심을 챙겼다. 차우찬이 팀의 자존심을 세웠다.
LG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3-1로 승리했다. LG는 지난해 9월 10일부터 시작된 두산전 17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LG는 선발 차우찬이 134구 투혼을 발휘하며 9이닝 4피안타 7탈삼진 3볼넷 1실점 완투로 시즌 12승(10패)째를 거뒀다. 3-1로 앞선 9회말 2사까지 잡은 뒤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130구를 넘겼음에도 홀로 마운드를 지키며 중요했던 1승을 완투로 만들어냈다.
두산으로서는 이날 경기가 다른 경기와 똑같은 1경기였지만, LG는 아니었다. 패하면 특정 구단 상대 시즌 전적 전패를 당한 팀으로 역사에 오명을 남길 위기였다. 이는 지금까지 프로 원년에 삼미 슈퍼스타즈(1982년 OB전 16패)만 경험해본 기록이다.
프로화가 완전히 진행되기 전 다른 팀에 비해 정상적인 전력을 구축하지 못한 당시 삼미는 지금까지도 야구에서 약팀을 칭하는 대명사로 통한다. 삼미의 전철을 밟는다면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나올 때마다 반복해서 언급될 굴욕의 역사가 만들어질 수도 있는 상황.
또 다른 기록도 있었다. LG는 이날 패하면 두산전 18연패로 2002년부터 2003년까지 두 시즌에 걸쳐 KIA 타이거즈에 18연패를 당한 롯데 자이언츠와 특정 구단 상대 최다 연패 타이기록을 세울 참이었다.
프로 초창기 삼미만큼은 아니지만, 당시 롯데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 연속 꼴찌에 머물던 기간의 한가운데 있었다. 2000년대 초반의 롯데와 비교되는 것도 LG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한 일이다.
이러한 상황이었기에 LG는 필승의 의지를 보였다. 두산이 9회초 2점차에 최대성과 강동연을 마운드에 올리며 역전 의지를 강하게 보이지는 않은 반면, LG는 이미 100구를 넘긴지 오래인 차우찬을 끝까지 내리지 않았다.
결국 차우찬이 자기 손으로 경기를 끝냈다. 9회말 2사 1루에 김재환과 양의지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 역전 위기까지 갔지만, 대타 김재호를 루킹 삼진 처리하며 길었던 두산전 연패를 끊는 완투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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