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끝내 눈물' 이승엽의 은퇴 후 "어머니란 단어를 잊고 있었다"
- 정명의 기자
(대구=뉴스1) 정명의 기자 = '국민타자' 이승엽(41)이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은 이제 정말 볼 수 없게 됐다.
이승엽이 떠난다.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시즌 최종전. 이승엽은 3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2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전에는 아내 이송정씨의 시구를 맞아 시포자로 나서기도 했던 이승엽. 경기를 마친 뒤 열린 은퇴식에서는 끝내 눈물을 보이며 은퇴하는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KBO리그 통산 467홈런, 1498타점, 1355타점, 2루타 464개, 4077루타(이상 1위) 등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을 남긴 이승엽이다. 일본에서 8시즌 동안 기록한 159홈런을 더하면 이승엽의 프로 통산 홈런은 626개가 된다.
이제 이승엽의 기록 시계는 멈췄다.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하게 된 이승엽이 경기 후 선수로서의 마지막 인터뷰에 임했다.
-은퇴식에서 눈물을 보였다.
▶구단주님이 단상 위에 올라오시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 오늘 류중일 감독님도 오셨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류 감독님 덕분에 삼성에 돌아올 수 있었다.
-전광판 은퇴 영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는다면.
▶어머니 나오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돌아가신 지 10년 정도 된 것 같다. 내 뒷바라지를 하시느라 본인 건강을 챙기지 못하셨는데, 내가 그런 엄마를 잘 보살피지 못했다.
그동안 어머니라는 단어를 잊고 있었다. 내가 성숙했다면 지금까지 살아계셨을 것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입고 있던 유니폼을 벗어 구단에 반납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성에서 15시즌을 뛰었는데, 도움이 되는 시즌도 있었지만 해가 되는 시즌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혹시라도 나 때문에 집중해서 플레이하지 못한 선수가 있었다면 이 자리를 빌어 사과하고 싶다.
-은퇴 경기에서도 홈런을 2개나 쳤다.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경기장을 찾았고, 팬들도 많이 와주셨는데 송구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아 다행이다. 내가 빠지지만 남은 후배들이 더 좋은 성적을 내주길 바란다.
-홈런을 2개나 칠 것이라 예상했나.
▶경기 전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나와 안타 하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난주에 쉬다보니 배트가 더 잘 돈 것 같다.
-마지막까지 좋은 활약을 펼쳐 은퇴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떠나야 할 때를 잘 잡았다. 물론 아쉽다. 하지만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아니다. 이제 더 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다.
후배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2년 간 망가진 팀을 되돌려주길 항상 응원하겠다. 선배로서 2년 연속 9위에 그친 것에 미안하다는 말도 하고 싶다.
-해외진출, 복귀 등 수많은 선택을 해왔다. 그 중 최고를 꼽는다면.
▶야구를 선택한 것이 최고의 선택이다. 부모님이 반대를 하셨지만 어린 고집으로 야구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모든 것은 내 의지로 결정됐고, 다 맞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은퇴도 잘 한 선택이라 믿는다. 후배들이 새롭게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타자라는 타이틀이 힘들지는 않았나.
▶정말 힘들었다. 유명인으로 사는 것이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했다. 국민타자라는 이름이 내 어깨를 짓누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국민'이라는 수식어가 아무에게나 붙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말과 행동을 조심하게 됐다. 그래도 그 타이틀이 나를 더 성장시켰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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