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우승 징크스 떨친 두산, 외인 잔혹사도 끊었다
- 김지예 기자

(서울=뉴스1) 김지예 기자 = 두산 베어스가 더할 나위 없이 올 시즌을 잘 풀어나가고 있다. 시즌 전 우려하던 우승 징크스는 넉넉하게 떨쳤고, 외국인 선수 잔혹사도 끊었다.
두산은 2일 현재 77승1무42패, 승률 0.647을 기록하며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승패 마진이 +35에 달하고 2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는 6경기로 사실상 정규시즌 우승이 유력하다.
시즌 전 두산이 가장 우려하던 것은 '우승 징크스'였다. 지난해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지난 1982년, 1995년, 2001년 우승한 다음 시즌에는 전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래서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이 가장 경계한 것은 우승 기쁨의 여운이었다.
다행히 여운은 전혀 없었다. 두산은 시즌 초반부터 승수를 쌓아나갔고 시즌 10승, 20승, 30승, 40승, 50승, 60승, 70승 고지를 가장 먼저 차지하며 넉넉하게 선두를 유지했다.
지난해와 달리 외국인 농사가 풍년이라 큰 힘이 됐다.
지난 시즌 두산은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으로 속앓이를 했다.
2011년부터 함께 해왔던 투수 니퍼트는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정규시즌에 부진했지만 다행히 포스트시즌에 에이스 본능을 되찾았다. 유네스키 마야는 시즌 초반 한 차례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뒤 급격한 하락세를 타 시즌 도중 짐을 쌌다. 마야를 대체한 앤서니 스와잭도 태업 논란을 빚는 등 좋지 못했다.
타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시즌 새로 영입한 타자 잭 루츠는 부상과 부진으로 8경기만 뛰고 방출됐다. 대체 선수로 합류한 데이빈슨 로메로도 중심타자의 몫을 해내지 못했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니퍼트와 재계약한 뒤 새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 투수 마이클 보우덴을 영입했다.
니퍼트는 지난 가을에 이어 올 시즌도 잘 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23경기에 등판해 142⅓이닝을 던져 18승(3패)을 따내며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고,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했다. 1일 잠실 kt 위즈전에서는 지난 2011년 7월1일 LG 트윈스전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을 따내기도 했다.
보우덴은 팀 동료 유희관, 장원준과 함께 나란히 다승 2위에 올라있다. 24경기에서 145이닝을 소화해 한 차례 노히트노런을 포함해 14승(7패)을 수확했다. 지난해 마야와 달리 노히트노런 이후에도 꾸준히 승수를 쌓았다.
에반스는 시즌 초반 주춤했다. 시즌 18번째 경기까지 타율 0.164(61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에 그쳐 두산의 외국인 타자 악몽이 되풀이되나 싶었다.
그러나 한 차례 2군행을 경험한 뒤 180도 달라졌다. 심적 부담을 덜고 돌아온 에반스는 어느새 시즌 성적을 95경기 타율 0.307(335타수 103안타) 21홈런 73타점으로 끌어올렸고, 1998년 타이론 우즈 이후 14년 만에 20홈런을 넘어선 외국인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32승과 21홈런을 합작한 외국인 선수들로 인해 올해 두산은 넉넉한 시즌을 치르고 있다.
hyillil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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