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에어컨 빵빵'… 넥센, '고척돔 효과'에 함박웃음

홈 승률 2위-3루타 최다, 애초 우려보다 긍정 효과 많아

넥센 히어로즈가 새롭게 홈 구장을 옮긴 고척스카이돔 효과로 미소 짓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확실히 좋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목동구장에서 고척 스카이돔으로 홈구장을 옮긴 넥센 히어로즈가 새 구장 효과에 미소를 짓고 있다.

최하위가 될 것이란 전망을 깨고 전반기 3위(48승1무36패)의 호성적을 낸 넥센은 유독 안방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기에서 두산(28승1무13패·홈 승률 0.68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홈 승률(27승18패·0.600)을 기록했다.

특히 무더위가 시작된 6월 이후에는 홈에서 14승6패(승률 0.700)의 성적을 썼다. 7월에는 6경기에서 5승1패를 기록하는 등 안방에서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일단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꾸준히 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선수들에게 가장 큰 메리트로 다가온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고척돔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염 감독은 "한여름 무더운 날씨에서는 몸을 푸는 것만으로도 땀이 나는데 에어컨이 나오는 고척돔은 선수들에게 축복"이라며 "앞으도 무더위가 심해질 때 체력 소모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목동구장보다 넓어진 고척돔을 맞아 철저하게 준비를 했던 넥센의 전략도 결실을 보고 있다. 고척돔은 그 동안 넥센이 홈으로 사용했던 목동구장(좌우 98m, 중앙 118m, 높이 2m)과 비교해 규모가 훨씬 크다. 좌우 99m, 중앙 122m, 펜스 높이가 3.8m나 된다. 좌우 100m, 중앙 125m인 잠실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펜스가 잠실(2.6m)보다 높다.

염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고척돔은)좌·우 중간이 굉장히 넓다"면서 "타자들의 경우 어떻게든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것이 관건이고, 반대로 수비의 경우 상대가 3루까지 못 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올 시즌에만 8개의 3루타를 뽑아낸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고종욱(오른쪽)./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발야구'를 앞세운 넥센은 전반기에만 무려 29개의 3루타를 양산했다. 2위인 KIA(21개)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숫자이고, 최하위 kt(5개)에 비해 6배 가까운 3루타를 때려냈다.

이 수치는 지난해 팀 3루타 1위였던 NC(28개)를 넘어서는 기록이기도 하다. 특히 이중 절반이 넘는 19개가 고척돔에서 나왔다. 참고로 넥센은 지난해 20개의 3루타를 뽑아냈다.

나아가 상대적으로 목동구장보다 커진 고척돔은 투수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있다. 올해 넥센 불펜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이보근(3승4패16홀드)은 "잠실구장과 비슷한 느낌"이라며 "잘 맞은 타구도 외야 플라이가 되는 경우가 많아 목동구장에 비해 심리적으로 편안하다"고 말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고척 스카이돔이지만 뚜껑을 열자 넥센 구단에는 축복으로 다가오고 있다. 염 감독은 "일단 선수들이 홈에서 경기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긍정적인 점들이 많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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