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697일 만에 승리 날아간 심수창이 전한 희망투
- 이재상 기자

(부산=뉴스1) 이재상 기자 = 얄궂은 운명이다. 호투를 펼치면서 무려 1697일 만에 선발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지켜주지 못한 불펜과 수비 실책으로 물거품됐다. 하지만 한화 이글스의 오른손 베테랑 투수 심수창(35)은 올 시즌 첫 피칭에서 희망을 남겼다.
심수창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점)의 호투를 펼쳤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4년 13억원의 FA 계약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심수창은 첫 1군 등판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심수창은 2-1로 앞서가던 6회 1사 이후 마운드를 권혁에게 넘겼지만 이후 8~9회 팀이 연속 실점을 내주며 2011년 8월27일 목동 롯데전 이후 1697일 만에 선발승이 무산됐다.
심수창은 이날 6회 1사까지 82개의 공을 뿌렸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2㎞에 그쳤지만, 사이드암으로의 변칙 투구 등을 통해 6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특히 종으로 떨어지는 예리한 포크볼에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헛돌았다. 심수창은 82개의 공 중 절반(41개)을 포크볼에 집중해 효과를 봤다.
특히 5회까지는 볼넷 3개를 내줬을 뿐 안타를 한 개도 허용하지 않는 노히트 행진을 기록했다. 6회 선두타자 정훈에게 우중월 2루타를 맞고, 타격 페이스가 물오른 김문호에게 적시타를 맞았지만 전체적인 피칭 내용은 좋았다.
현재 6연패 중이자 2승12패로 최하위에 그치고 있는 한화는 선발진 붕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14경기 중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계속되는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으로 인해 불펜의 과부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선발투수들이 총체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심수창의 호투는 가뭄 속에 내리는 단비와 같았다. 일단 정확한 보직은 김성근 감독이 판단하겠지만 첫 경기 호투로 몇 차례 더 선발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있다.
심수창이 그 동안의 불운을 끊어내고 한화 선발 마운드의 희망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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