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누가 한국 마운드를 역대 최약체라고 했나

정대현-이현승-정우람-차우찬 등 완벽투로 결승행 견인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4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4대 3으로 역전 승리를 거두며 결승행을 확정 지은 한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15.11.19/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한국 야구대표팀은 '2015 WSBC 프리미어 12'를 앞두고 역대 최약체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대호(소프트뱅크) 등이 가세한 타선에 비해 불미스러운 일로 안지만, 윤성환, 임창용(이상 삼성)이 빠진 마운드가 약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평가가 선수들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만들었다. 최고참 정대현(롯데)부터 처음 태극마크를 단 정우람(SK)과 막내 조상우(넥센)까지, 모두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 선동열 투수코치의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

이번 대회에서 한국 벤치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한 박자 빠르면서도 날카로운 투수교체다. 현역 시절 최고의 투수였던 선동열 전 감독은 김인식 감독의 부름을 받아 기꺼이 투수코치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2006년 제 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김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선 코치는 이번 대회에서는 지도자로서 맹활약하고 있다.

19일 도쿄에서 열린 일본과의 4강전. 한국은 0-3으로 끌려가던 7회 3번째 투수로 나온 심창민(삼성)이 흔들리면서 무사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때 마운드에 오른 선 코치는 지체없이 좌완 정우람(SK)을 올렸다. 더 이상의 추가 점수를 줄 경우 추격의 의지가 꺾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정우람은 쓰쓰고를 스탠딩 삼진 아웃, 나카타를 중견수 플라이, 마쓰다를 좌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우고 위기에서 벗어났다.

또 4-3의 역전을 이끌어 낸 한국은 9회말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정대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2사 후 나카타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투구수가 9개 밖에 되지 않아 그대로 밀어 붙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선동열 코치는 고민 없이 마무리 이현승을 투입했다.

이현승은 마지막 타자 나카무라를 3루 땅볼로 잡아내고 '도쿄대첩'을 완성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정대현. 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 베테랑 정대현의 희생과 선수들의 성장

15년 넘게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정대현은 이번 대회에서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전에는 대표팀에서 경기를 마무리 짓는 역할을 했다면 이번 대회에선 중간 계투로 위기의 순간 등판하는 필승조로 나서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정대현만한 경험을 갖춘 투수가 어디에 있느냐"며 "국가를 대표해서 뛰는 것에 대해 고맙다"고 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제1회 WBC 등 굵직한 국제 대회 경험이 풍부한 정대현은 불펜에서 묵묵히 후배들을 이끌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소속팀 두산에 14년 만의 우승 트로피를 안긴 이현승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포스트시즌에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던 이현승은 프리미어 12에서도 5경기 2⅔이닝에 나가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있다. 2세이브를 수확한 이현승은 어느덧 대표팀 마무리로 우뚝 섰다.

여기에 올 시즌 '닥터 K'를 차지했던 차우찬(삼성)도 롱릴리프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면서 마운드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이대은이 4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지만 이어 나온 차우찬이 2⅔이닝 동안 안타 없이 3탈삼진의 피칭으로 일본 타선을 틀어막은 덕분에 역전승의 시발점을 만들 수 있었다. 차우찬은 전체 투수 중 두 번째로 많은 9이닝을 던져 단 1실점만 내주며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 중이다.

이 밖에도 정우람, 임창민(NC), 조무근(kt), 조상우, 심창민 등도 모두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국제 대회에서 부쩍 성장한 모습이다.

한국이 막강한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21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결승까지 승리하고 프리미어 12 초대 챔피언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alexe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