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식 지옥 훈련', 김태균-정근우도 열외 없다

(뉴스1스포츠) 김지예 기자 = 지옥이 따로 없다. 헉헉 숨이 차오고, 다리가 풀려 주저 앉고 싶어도 '펑고'(Fungo)는 계속된다.

김성근 한화 감독이 취임식에서 밝힌 대로 오키나와 캠프를 '지옥 훈련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예년 같으면 벌써 휴식에 들어가 가족들과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간판 선수 김태균과 정근우에게도 열외를 인정하지 않는다. 대신 수백개의 펑고를 날려 '반 죽이고' 있다.

한화가 지난달 29일부터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가을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다. 오전, 오후, 밤까지 훈련이 이어진다. 특히 한화 선수들에게 공포의 훈련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펑고 받기'다.

3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서른두살의 동갑내기 김태균과 정근우는 2루에서 혹독한 펑고 훈련을 받았다. 김성근 감독의 지시에 따라 팀의 맏형 격인 이들을 한 조로 묶어 수비 훈련을 진행했다.

예고된 '지옥 훈련'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김태균과 정근우는 모두 휴일을 반납하고 훈련에 합류했다. 휴일을 하루도 주지 않으려고 한다. 꼴찌가 어디서 노느냐"며 "특히 김태균은 당분간 3루에서 반쯤 죽을 것이다. 서른두 살인데 20대로 돌려놔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 것을 현실로 옮겼다.

가운데, 왼쪽, 오른쪽. 때론 앞으로 뒤로 펑고는 수시로 방향을 바뀐다. 죽기 살기로 따라갔다. 넘어지고 엎어져도 펑고는 쉴새 없이 날아왔다. 순식간에 땀범벅이 됐고, 화산재를 주재료로 만든 그라운드 탓에 시나브로 유니폼은 '숯 검둥이'로 변했다.

김태균과 정근우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다른 쪽에선 최진행, 김태완 등 모든 야수들도 똑같은 형태로 훈련했다.

한화의 김태균과 정근우가 3일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강도 높은 펑고 훈련을 받고 있다. 흙투성이 되도록 구르고 뛴다. 펑고를 받다가 얼마나 힘이 들었던지 김태균과 정근우가 나란히 고개를 떨군 채 잠시 숨 고르기를 할 정도다. '지옥'이 따로 없다. ⓒ 뉴스1스포츠 / 한화 이글스 제공

김성근 감독은 최근 3년간 꼴찌에 머무르면서 패배 의식에 젖어 있는 선수단의 정신부터 새롭게 하기 위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취임식에서 "새롭게 시작하려면 마음가짐부터 다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에게 왜 머리를 깎지 않았느냐고 물어봤다"며 "내일이면 전부 이발하고 나올 듯 하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전부 짧게 머리를 깎고 오키나와에서 김성근 감독을 맞았다. 오키나와 캠프를 진두지휘하던 김성근 감독은 새 코칭스태프에게 훈련 일정을 맡기고 3일 일시 귀국했다. 충남 서산 2군 훈련장까지 직접 둘러보고 새로운 훈련 지침을 내리기 위해서다.

한화는 김광수 수석코치와 박상열 투수코치, 아베 오사무 타격 코치를 영입한데 이어 정민태 투수 코치까지 불러 코칭스태프 조각에 속도를 낸다. 그리고 3일 LG에 몸 담고 있던 계형철, 이홍범 코치와 함께 니시모토 타카시 투수 코치, 쇼다 코조 타격 코치, 후루쿠보 켄지 배터리 코치, 다테이시 마쓰오 수비 코치 등 4명의 일본인 지도자를 데려 왔다.

'지옥 훈련장'으로 변한 오키나와 캠프에서 보여준 것처럼 '꼴찌' 한화의 색깔을 확 바꿔놓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일본통' 김성근 감독의 선택이었다.

한화는 변하고 있다. 예외 없는 훈련을 통해, 수비력 강화를 통해 탈꼴찌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김성근식 지옥 훈련'은 이제 시작이다.

hyillil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