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페넌트레이스 4연패 '우뚝'…넥센·NC 돌풍

LG, 기적 같은 한 해로 4위 차지…5위 SK 마지막 스퍼트 인상적
두산, 롯데, KIA, 한화는 마운드 불안으로 부진

15일 대구 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경기에서 삼성이 LG상대로 5:3 으로 승리하며 정규시즌 4년 연속 우승을 확정 지은 뒤 류중일 감독과 선수들이 모자를 하늘로 던지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2014.10.15./뉴스1 ⓒ News1 정훈진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던 2014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모두 마무리됐다. 9개 구단은 각각 128경기씩을 치렀고 삼성 라이온즈(78승 3무 47패)가 사상 첫 페넌트레이스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삼성은 2013년 프로야구 최초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에 성공했다. 철벽 마무리 오승환의 일본 진출, 리드오프 배영섭의 경찰청 입대 등으로 삼성은 전력이 약해졌고 2014시즌 우승이 힘들 수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시즌 개막 직전 임창용이 미국에서 유턴, 마무리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했다. 또 외국인타자 나바로와 외야수 박해민의 활약으로 배영섭의 빈자리도 채울 수 있었다.

임창용은 시즌 중반 이후 힘이 떨어지면서 블론세이브가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49경기에서 5승 4패 31세이브를 기록한 임창용이 없었다면 삼성의 페넌트레이스 4연패는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나바로는 삼성의 리드오프로 활약했다. 나바로는 지난 4월20일부터 1번타자로 배치됐다. 이후 5월25일까지 28경기에서 삼성은 23승 1무 4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 리그 1위로 일찌감치 치고나갈 수 있었다.

박해민은 배영섭이 빠진 외야 자리를 채웠다. 2012년 신고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박해민은 119경기에 출전해 실책을 단 3개 범하는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이밖에도 두 자리 수 승리를 기록한 밴덴헐크(13승 4패), 윤성환(12승 7패), 장원삼(11승 5패) 등 선발 투수들의 활약도 뒷받침됐다. 또 타선에서는 이승엽(32홈런), 나바로(31홈런), 최형우(31홈런), 박석민(27홈런) 등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무려 4명이나 됐다.

투타에서 모두 안정적인 전력을 갖춘 삼성은 페넌트레이스 4연패를 달성, 한국시리즈 4연패도 노리게 됐다.

삼성의 독주 속에 넥센, NC 등 신흥 강호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넥센은 78승 2무 48패로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NC(70승 1무 57패)는 1군 무대 합류 2년 만에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선수 개인 기록에서 넥센을 따라올 팀은 없었다. 서건창은 프로야구 최초로 200안타를 돌파했고 박병호는 52개 홈런으로 3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또 올해 후 해외진출을 노릴 강정호는 유격수 사상 처음으로 40홈런 고지에 오르기도 했다.

마운드에서도 넥센의 독무대였다. 밴헤켄은 20승 6패로 좌완투수로서 19년 만에 20승 고지를 밟아 다승왕에 올랐다.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한 소사는 10승 2패로 승률왕을 차지했다. 손승락(32세이브)과 한현희(31홀드)는 각각 세이브와 홀드에서 2년 연속 리그 1위를 기록했다.

NC는 팀 평균자책점 4.29로 리그 1위의 성적을 올렸다. 무엇보다 찰리, 에릭, 웨버 등 외국인선수 3명과 토종 에이스 이재학이 버티고 있는 선발진이 탄탄하다.

찰리는 올해 28경기에서 12승 8패 평균자책점 3.81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찰리는 지난 6월24일 LG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는 외국인선수 최초였고 2000년 한화 송진우 이후 14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2년 연속 두 자리 수 승수를 달성한 이재학도 10승 9패 평균자책점 4.21을 기록해 토종 에이스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타선은 테임즈와 나성범이 활약했다. 테임즈는 타율 0.343 37홈런 121타점을 기록했다. 타자로서 테임즈보다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또 데뷔 2년 만에 3할 30홈런 100타점을 돌파한 나성범(타율 0.329 30홈런 101타점)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4위를 차지한 LG(62승 2무 64패)에게 2014시즌은 기적 같은 한 해였다.

지난 5월 양상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당시만 해도 팀은 5할 승률에서 13경기 아래 있었다. 6월7일에는 17승 1무 33패로 5할 승률에 무려 16경기 차이를 보여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를 갖기 어려웠다.

하지만 LG는 포기하지 않았다. 최악의 분위기였지만 LG는 양상문 신임 감독 체제에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리오단을 필두로 선발진이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고 불펜진도 위력을 되찾았다.

LG는 치열한 4위 싸움이 펼쳐지던 10월 6승 4패의 성적으로 SK의 추격을 뿌리치고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SK(61승 2무 65패)는 LG에 1경기 뒤진 5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 마지막에 보여준 상승세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아쉬움이 남은 시즌이었다.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 외국인 선수들과의 불화 등으로 SK는 힘겨운 시즌을 치렀다. 전반기에 팀 순위가 8위까지 추락했지만 SK는 포기하지 않았다. '가을 DNA'가 있다는 말처럼 SK는 끈질기게 추격을 했고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4위 싸움을 이어갈 수 있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SK로서는 시즌 막바지에 보여준 상승세를 위안으로 삼고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두산(59승 1무 68패)과 롯데(58승 1무 69패)의 포스트시즌 탈락은 충격적이었다. 두 팀은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상위권에 올라있었다. 하지만 후반기 끝없는 부진에 빠져 결국 6위와 7위까지 떨어졌다.

두산은 니퍼트(14승 7패), 유희관(12승 9패)을 제외하고 선발진에서 제 몫을 다해준 선수가 없었다.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 두 자리 수 승수를 기록했던 노경은(3승 15패)의 부진은 뼈아팠다.

롯데도 유먼(12승 10패), 옥스프링(10승 8패), 장원준(10승 9패) 등의 선발진은 괜찮았다. 하지만 유먼도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꾸준함을 보이지 못했다.

8위 KIA(54승 74패)의 문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에이스 양현종(16승 8패)을 제외하면 10승 이상을 거둔 투수가 없다.

한화(49승 2무 77패)는 이용규, 정근우 등 대형 FA들을 영입했다. 하지만 팀 평균자책점 6.35로 1982년 삼미슈퍼스타즈 이후 처음으로 6점대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수모를 당했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수 밖에 없었다.

yj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