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규 심판위원장 "박근영 심판, 명백한 오심"(종합)

"판정 위치가 나빴다"
KBO "PS에는 고과 높은 고참 심판 배정 계획"

오심논란이 끊이지 않는 박근영 심판. 사진은 지난 8일 잠실 삼성-LG전에서 류중일 감독이 박근영 심판에게 항의하는 모습. © News1 이동원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인턴기자 = 조종규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이 '오심 논란'에 대해 "박근영 심판의 위치가 나빴다. 오심이었다"고 밝혔다.

1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2회, 1루심이었던 박근영 심판이 오심 판정을 내린 것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박근영 심판은 2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산 손시헌의 땅볼 상황에서 SK 1루수 박정권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진 것을 보지 못하고 아웃 판정했다.

조종규 위원장은 13일 뉴스1과의 전화 통화에서 "명백한 오심이었다. 박근영 심판의 위치가 나빠 제대로 판정하지 못했다"며 "박근영 심판이 1루수의 다리를 보지 못하고, 공과 주자만 보이는 위치에 서 있었기 때문에 잘못 판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심판의 판정 위치 선정은 교육과정에서 수차례 강조하는 부분인데 아쉽다"면서 "박근영 심판의 실수였다"고 단언했다.

조 위원장은 "올해 유독 큰 오심이 많이 나오다보니 심판들도 긴장하고 위축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어찌됐건 책임자로서 할말이 없고 죄송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물론 긴 시즌을 보내다보면 실수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실수가 반복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실수가 아닌 '자질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고, 나아가 심판의 권위 하락이라는 치명적인 문제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오심이 더욱 부각 되는 이유는 오심의 당사자인 박근영 심판이 이미 수차례 오심 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영 심판은 올 시즌에만 이미 몇 차례 판정과 관련해 논란을 빚은 적이 있었고, 오심으로 인해 징계를 받은 적도 있었다.

지난 6월 16일 잠실 넥센-LG전에서 나온 오심은 '희대의 오심'이라 불릴 정도였다. 5회말 2사만루에서 김민성이 안타성 타구를 잡아 2루에 송구했다. 누가봐도 명백한 아웃이었지만 2루심이었던 박근영 심판은 세이프판정을 내렸다. 이후 넥센은 만루홈런 등을 맞고 내리 8실점하며 무너졌다. 큰 논란을 빚은 이날 오심으로 인해 박근영 심판은 1개월 출장정지의 징계를 받아 2군에 내려갔었다.

8월 23일에는 이른바 '네이버후드 플레이'로 논란을 빚었다. 잠실 KIA-LG전에서 나온 상황이었다. 3회초 무사 1루 공격에서 KIA 김주형이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쳤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LG 2루수 김용의가 2루 베이스를 밟지 않았고, KIA의 항의가 이어졌다. 2루심이었던 박근영 심판은 '네이버후드 플레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후드 플레이'는 포스아웃 상황에서 2루 포스아웃을 시도하는 수비수가 베이스를 스치거나 혹은 밟지 않아도 아웃을 선언하는 관행을 말하는 것으로, 선행주자의 슬라이딩에 의한 수비수의 부상 방지 차원에서 만든 암묵적인 룰이다.

문제는 이것이 메이저리그에서 비롯된 관행이고,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일반적으로 통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넥센-LG전의 오심만큼 논란이 될 상황은 아니었지만, 박근영 심판이 당사자였기 때문에 더 커진 경향이 있었다.

박근영 심판은 2011년에도 이른바 '보크 오심'으로 9경기 출장정지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처럼 수 차례의 커다란 '오심 사고'에 연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박근영 심판은 이미 팬들에게서 신뢰와 권위를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판의 권위를 세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이다. 더구나 프로야구의 심판은 '프로 심판'의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더욱이 오심이 이어 질 경우 제기되는 가장 큰 문제는 한 심판에 대한 불신에 그치는 게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한 이유다.

박근찬 KBO 홍보팀장은 이와 관련해 "꾸준한 심판 교육을 통해 오심 논란을 최소화 하겠다"면서 "다가오는 포스트시즌에는 심판 고과가 가장 높은, 고참급 심판들을 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