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지명에 여성단체도 반발…"자격 미달·정치공학적 개각"

보완수사권 폐지 주장·위성정당 이력 문제 삼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8.31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여성단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해온 인사에게 사회적 약자의 안전을 맡길 수 있느냐는 비판과 함께 이번 인선이 정치적 계산에 따른 개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31일 '인사가 만사라던 이재명 대통령, 정치공학적 개각으로 지지율 반등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서 자격 미달"이라며 용 후보자 지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성폭력 피해자와 법취약자들이 눈물로 호소했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앞장서서 주장해 온 인사가 어떻게 약자의 안전권을 보장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용 후보자가 위성정당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이력도 문제 삼았다.

단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왜곡시킨 주역이 다양한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의하고 성평등 민주주의를 선도할 능력이 있을 리 만무하다"며 "신뢰를 잃은 인사는 산적한 성평등가족부의 과제를 수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인선을 '정치공학적 개각'으로 규정하며 원민경 현 장관을 교체한 배경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단체는 원 장관에 대해 "여성계의 지지 속에 부처의 위상을 세우고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며 "최근에는 불법 사이트 무력화를 위한 통합 대응 방안을 주도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성계의 동의 속에 본격적인 정책 추진을 기대하던 시점에서 이루어진 갑작스러운 교체는 '실력 중심 개각'이라는 청와대의 설명을 무색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각의 본질은 실력과 변화가 아니라 지극히 정치적인 계산에 있다"며 "정치적 야합과 술수만으로는 성평등이라는 공동 목표를 실현할 수 없다"고 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2020년 페미니즘과 정치에 관심을 가진 활동가·학자·시민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단체다. 서울시장 선거 등에 출마했던 신지예 전 대표 등이 이 단체에서 활동했다.

용 후보자는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겸직 논란에도 휩싸인 상태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국무위원을 겸직할 수 있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이 입각할 경우 후순위 후보자가 의원직을 승계할 수 있어 정치권에서는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관례로 여겨져 왔다.

용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비례대표 의원직 승계를 기본소득당이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 소속 유일한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