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남자와 애인처럼 통화하더니"…가출 후 생활비 끊은 아내 '졸혼' 통보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결혼 40년 만에 집 나간 아내로부터 '졸혼' 통보를 받고 생활비까지 단절된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11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결혼 40년 차 부부가 졸혼 문제로 갈등을 겪게 된 사례가 소개됐다.
사연자 A 씨는 "아내와 결혼한 지 어느덧 40년이 넘었다. 자식들도 모두 번듯하게 키워 출가시키고 이제 아내와 서로 의지하며 평화롭고 조용한 노년을 보낼 줄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부터 아내가 달라졌다. 모임 핑계를 대며 매일같이 밖으로 나돌았고 내가 말을 걸면 답답하다며 짜증을 냈다"고 했다.
이어 "그저 못난 내 탓이려니 하면서 참았다. 하지만 어느 날 아내가 다른 남성과 통화하는 모습을 우연히 듣게 됐다"며 "마치 애인을 대하는 것처럼 살가운 목소리를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말했다.
A 씨가 누구냐고 묻자 아내는 "남의 사회생활에 신경 쓰지 말라"고 답했다. A 씨는 "뚜렷한 증거도 없고 늙어서 의처증 취급을 받을까 두려워 설마 하는 마음으로 또 참고 넘어갔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국 아내는 집을 나갔다. A 씨는 "바람 좀 쐬고 오겠다며 나간 아내가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며 "이후 연락이 닿았지만 아내는 '이제 나 혼자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혼하자는 뜻이냐고 묻자 '이혼은 안 한다. 그냥 졸혼처럼 따로 살자'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문제는 경제적인 부분이었다. A 씨는 "그동안 모든 재산과 생활비를 아내가 관리해 왔다. 저는 용돈만 받아 생활해 왔는데 아내가 생활비를 끊어버렸다"며 "큰 집에 덩그러니 혼자 남았지만 통장도 재산도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혼하고 싶지 않다. 늘그막에 혼자 남겨지는 게 두렵다"면서 "거창한 걸 바라는 게 아니다. 그저 예전처럼 아내와 마주 앉아 따뜻한 밥 한 끼 먹으며 남은 생을 함께 보내고 싶을 뿐이다. 당장 생활비도 없이 버려진 지금 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김미루 변호사는 "우리나라 법체계에는 '졸혼'이라는 개념이나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부부로서의 권리와 의무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이어 "민법 제826조에 따르면 부부는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에 응하지 않는다면 가정법원에 동거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법원이 동거 여부를 판단할 때는 부부간 신뢰 회복 가능성이나 혼인 관계 유지 가능성, 동거를 강제할 경우 상대방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 침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며 "만약 법원의 동거 결정 이후에도 배우자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했다.
생활비 문제와 관련해선 "부부는 공동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며 "경제권을 쥔 배우자가 생활비를 일방적으로 끊어 상대방이 생활 곤궁에 처했다면 부양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했다.
끝으로 김 변호사는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와 부양 의무를 장기간 위반할 경우 민법상 '악의의 유기'에 해당해 이혼 사유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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