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던 중 다른 여성과 결혼한 남친…"어머니 카톡 프사에 웨딩사진이"

법률전문가 "교제 상태서 타인과 결혼해도 법적 대응 쉽지 않다"
1년 연애중 당한 배신에 충격 "부모님께 소개도 마친 상태인데"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남자 친구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남자 친구 어머니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보고 알게 된 여성이 절망에 빠졌다.

15일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국내 가전제품 판매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자신의 기구한 사연을 전했다.

사연을 전한 A 씨는 거래처에서 만난 남자 친구와 약 1년간 연애를 이어왔다. 지난달에는 여성 측 부모님을 남자 친구에게 소개까지 해준 사이였다.

A 씨는 아직 남자 친구의 부모님을 뵙지는 못했지만, 곧 만나기로 약속한 상태였다. 그만큼 A 씨는 힘께할 미래에 대한 생각까지 하며 남자 친구와 교제 중이었다.

하지만 우연히 남자 친구가 자신도 모르게 타인과 결혼식을 올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A 씨는 말할 수 없는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A 씨는 "남자 친구가 어머니와 통화하던 중 우연히 번호가 스치듯 떠올라 카카오톡을 확인했는데, 어머니 프로필 사진이 남자 친구 웨딩사진으로 돼 있었다"고 배신감에 말을 잇지 못했다.

A 씨는 "손발이 너무 떨려서 당분간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다"며 "부모님께 죄짓는 기분이다. 잠도 오지 않는다"고 심정을 전했다.

이후 A 씨는 남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고, 그는 "지난 10월 11일 이미 결혼식을 올렸다. 미리 말 못 해서 미안하다"는 어처구니없는 사과만 되풀이했다.

A 씨는 "그가 말한 날짜보다 불과 한 달쯤 전에 우리 부모님을 뵀다. 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라며 눈물을 머금었다.

A 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8월 31일 이미 부모님까지 만났다면, 거의 혼인빙자간음 아니냐. 파트너로 생각하고 가지고 논 것", "저 남자랑 결혼한 여자보다는 더 나은 거 같으니 위안 삼아라", "인생은 길다. 현실적으로 깨끗하게 잊고 새출발하는 게 최선의 선택일 듯", "조작 아니냐. 조작이라고 믿고 싶다" 등 생각을 전했다.

'교제 상태에서 타인과 결혼' 변호사 소송 등 법적 대응 가능할까?

글 작성자는 글 말미에 #변호사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법적 대응을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법적 대응의 여지는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한 법률전문가는 "남자 친구가 이미 다른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더라도, 두 사람의 관계는 법적으로 보호받는 혼인이나 약혼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민법상 연인 관계는 혼인빙자간음이나 기망에 의한 손해배상 소송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며 "형법상 혼인빙자간음죄 역시 '혼인을 약속한 상태에서' 성관계를 맺은 경우에만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성이 유부남임을 고의로 숨기고 연애를 이어왔다면, 예외적으로 위자료가 인정된 판례도 있다. 실제로 법원은 혼인 사실을 속이고 교제한 남성에게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를 이유로 2000만~30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사례가 있다. 그럼에도 금전적 편취나 결혼을 빙자한 사기 행위가 아니라면 형사상 처벌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끝으로 법률 전문가는 "정신적 피해보상 소송의 경우도 비슷한 결과가 예상되며 현실적으로 정서적 회복과 관계 정리, 그리고 삶의 방향을 다시 세우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