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시모와 여행 준비한 며느리…친정엄마 "딸 키워봐야 소용없어" 버럭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말기 암 판정을 받은 시어머니를 모시고 여행을 가려던 며느리가, 예상치 못한 친정어머니의 이기적인 반응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사연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 모았다.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기적인 친정엄마 때문에 너무 답답하다'는 내용의 사연이 올라왔다. 결혼 6년 차라는 작성자 A 씨는 긴 추석 연휴를 맞아 시어머니와 가족 여행을 준비 중이었다.
시어머니는 젊은 시절 홀로 세 남매를 키워냈지만 최근 위암 4기 진단을 받아 전이까지 진행된 상태였다. 수술 마저 불가한 상황이었다.
A 씨는 "시어머니께서 평생 여행 한번 못 가보셨다"며 "남편과 시동생네와 상의해서 함께 모시고 여행을 가기로 했다"고 상황을 알렸다.
하지만 이 사실을 친정 부모에게 전하자, 어머니는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A 씨는 "명절에 집에 안 오는 자식이 어디 있느냐고 표정이 굳어지며 크게 서운해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미리 말씀드렸다고 하니 아빠는 시어머니를 위해 마련한 봉투라며 건네시며 '옷 한 벌 해드리고 맛있는 거 사드려'라고 하셨지만, 엄마는 이를 빼앗아 가며 '명절에 안 온다는데 뭐가 이쁘다고 주냐'고 막아섰다. 결국 아빠는 엄마에게 역정을 냈고, 옆에 있던 남동생마저 '사위랑 손주 앞에서 창피하지 않냐'며 봉투와 함께 시어머니를 위해 준비한 운동화까지 건네줬다"고 밝혔다.
결국 친정어머니는 이 상황에 머리끝까지 화를 내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A 씨는 "밥도 먹지 못하고 집으로 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엄마가 밤에 울면서 전화를 걸어서 서운하다고 했다"며 "심지어 남편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눈물로 호소했다더라"라고 전했다.
결국 화를 참을 수 없었던 A 씨는 "작년에 엄마랑 이미 하와이도 다녀왔다. 명절 앞두고 큰소리 내기 싫어서 아무 말 안 했는데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5살에 사별하시고 어린 자식 하나를 가슴에 묻은 시어머니를 모시고 여행 가겠다는 게 그렇게 배 아픈 일이냐. 그런 나에게 '딸자식 키워봤자 소용 없다' 등등 이게 할 수 있는 말이냐"라고 참았던 감정을 터뜨렸다.
끝으로 A 씨는 "남들 하는 거 본인도 해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긴 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 본인 원하는 거 얻을 때까지 사람 볶아대는 성격이라 그 전화 이후로 안 받고 있다"며 "아빠에게는 '시간 지나면 엄마도 본인이 잘못한 거 알테니 너무 화내지 말고 여행 잘 다녀와'라고 문자가 왔다. 너무 슬프다. 하지만 왜 저렇게 이기적인지 모르겠다"라며 눈물을 삼켰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들은 "입장 바꿔서 저 친정엄마는 시어머니가 저랬다면 사람도 아니라고 욕했을 사람이다", "시한부 선고 받은 분 앞에서 저런 질투를 하는 엄마가 어디 있냐?"", "사위는 장모에게 얼마나 큰 실망을 하고 있을까"라며 친정엄마에게 쓴소리를 뱉었다.
또 한편 A 씨와 아버지 그리고 남동생을 향해서는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아버지 인품 덕에 자식들이 사람답게 잘 큰 것 같다", "동생이 누나의 시어머니를 위해 운동화까지 선물로 주고 누나 편 들어준 게 얼마나 기특하고 예뻐 보이는지", "정말 좋은 며느리 두셨다. 거기에 위안을 얻으셨으면 좋겠다. 효부상 감이다"라며 대비되는 반응을 보였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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