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폭염…서울도 부산도 '동남아 날씨' 적응 안되네

시민들 "외출시 우산 필수품…젖을까봐 밝은색 옷도 못 입어"
기상청 "정체전선 고기압 변화 탓…한반도 아열대화 아니다""

수도권에 100㎜의 비가 예보되는 등 전국에 장맛비가 내리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채 걸어가고 있다. 2026.7.15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강서연 기자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폭염이 기승을 부리다가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고, 다시 폭염이 예상되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시민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시민들은 "동남아 날씨와 다름없는 것 같다"며 "이젠 이상기후가 아니라 '뉴노멀(새롭게 떠오른 표준적 현상)'로 봐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1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주말 전국적으로 한낮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수준의 폭염이 한반도를 덮쳤으나, 지난 14일부터 장맛비가 다시 내리며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초복인 이날은 오후까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일부 폭염특보가 해제되거나 완화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상시 예보를 살피고 있으며, 우산도 당분간 필수로 들고 다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불쾌감이 높고, 어떻게 옷차림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김 모 씨(32·남)는 "요새 예보를 보면 매일 비 소식이 있어서 가방에 접이식 우산은 필수로 들고 다닌다"며 "원래 사무실에 두고 다니고 가방엔 안 챙겼는데 이젠 언제 올지 모르니 챙기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밝은 색 바지는 못 입는다. 비 때문에 젖으면 낭패니까"라며 "습해서 땀이 나니 얇은 재질의 옷도 피하게 된다. 아침마다 뭐 입어야 할지 곤욕"이라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인근서 면접이 잡혔다는 취업준비생 김 모 씨(23·여)는 "확실히 어릴 때랑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동남아시아처럼 여름에 많이 습해진 것 같다"며 "오늘 면접 복장도 여름 정장을 입었다. 그런데도 습해서 씻어도 씻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 모 씨(42·남)는 "차라리 시원하게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졌으면 좋겠다. 요새는 옅은 구름 아래 비만 조금 흩뿌리고 금세 그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습도만 더 높아지는 것 같다"며 "습식 사우나 같은 날씨에 외출도 부담이다.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이어져 사실상 하루 종일 에어컨을 켜놓고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철 변덕스러운 날씨는 정체전선과 고기압의 세력 변화에서 비롯된다. 정체전선이 잠시 한반도에서 멀어지고 고기압이 자리를 잡으면 맑은 날씨와 강한 햇볕이 이어지며 폭염이 나타난다. 반대로 고기압이 물러나고 정체전선이나 저기압이 다시 접근하면 비구름대가 발달하며 집중호우가 발생한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최근 내리는 비는 국지적으로 내리는 소나기라기보단, 정체전선이 활성화하거나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생기는 비구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가 아열대화되고 있지 않냐는 질문엔 "대기가 뜨거워지고 시간당 50~80㎜ 수준의 국지성 소나기가 잦아진 건 맞다"면서도 "하지만 한반도는 아직 봄과 가을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후적 관점에서 아열대로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결국 폭염이 발생하는 기본 온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1950년대 이후 고온 극한 현상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했으며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