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바꾼 사계절…여름 20일 길어지고 겨울 22일 짧아져

기상청, 109년 관측자료로 기후변화 추세분석
봄 시작일 17일, 여름 시작일 11일 빨라져

미국 항공우주국(NASA) 아쿠아 위성이 2010년 9월13일 촬영한 북극 해빙. 여름철 해빙 면적은 기후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 AFP=뉴스1(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기후변화로 사계절과 24절기가 바뀌고 있다. 100여 년 전에는 사계절 중 겨울이 가장 길었지만 지금은 여름이 가장 길다.

기상청은 한반도의 기후변화 추세를 분석해 28일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인천·부산·목포·서울과 대구·강릉 등 100년 이상 관측자료를 보유한 6개 지역이다.

기상청은 과거 30년(1912~1940년) 평균치와 최근 30년(1991~2020년) 평균치의 데이터를 나눠 △일 평균·최고·최저기온 △일 강수량·강수일수 △극한기후지수(폭염·열대야·한파·호우일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과거에 비해 최근 1.6도 올랐다. 연평균 기온은 10년마다 0.2도씩 꾸준히 상승했는데 특히 봄과 겨울의 기온 상승 추세가 뚜렷했다. 폭염과 열대야 일수는 각각 1일, 8.4일 증가했고 호우 같은 극한 강수 발생일수도 0.6일 늘었다.

기온이 오르면서 계절의 길이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겨울이 109일로 가장 길었고 여름(98일), 봄(85일), 가을(73일) 순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름이 118일로 가장 길고 봄(91일), 겨울(87일), 가을(69일) 순이다. 여름이 20일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진 것이다.

(기상청 제공) ⓒ 뉴스1

여름과 봄이 길어지면서 그 시작 시기도 빨라졌다. 과거에 비해 봄은 17일, 여름은 11일 빨라졌다. 올해 서울의 벚꽃이 99년 만에 가장 빠릴 개화한 것도 기후변화와 무관치 않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여름은 과거 6월 11일에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5월 31일로 앞당겨졌다. 반면 가을의 시작은 9일 늦어졌고 과거 11월 29일이면 시작됐던 겨울도 최근 12월 4일로 5일 미뤄졌다.

기온이 오르면서 24절기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109년 전에는 24절기 중 대한이 가장 추웠지만 겨울이 짧아지면서 최근 가장 큰 추운 시기가 소한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소한의 평균기온도 0.8도로 영상권이었다.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은 과거와 비교하면 13일, 여름 시작을 나타내는 입하는 8일 앞당겨졌다.

기상청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온 상승 양상이 뚜렷하다"며 "전 지구와 비교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 상승폭이 0.8도 높았고 이산화탄소 농도도 6.5ppm 높았다. 전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