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공개 다음 달로 연기 가능성↑
내주 2차 민간 의견수렴 토론회 예정, 논의 대상 광범위 이유
노사 대립 속 현행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도 부담 '신중 행보'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고용노동부가 이달 예고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발표를 연기하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의견수렴 절차가 끝나지 않은데다 논의거리도 광범위해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게 이유다. 주무부처인 고용부로서는 이 같은 물리적인 한계 외에도 현 정부의 중대재해 감축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거시전략을 처음 선보이는데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14일 고용부에 따르면 이달 중 예고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발표시점을 연기하는 쪽으로 조율 중이다. 지난 3일 이정식 장관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5년 내 안전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중대재해 감축 패러다임을 자율예방 중심으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10월 중 수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예고한 시점보다 발표 일정을 미룬 데는 의견수렴 등을 위한 시간적 제약과, 현행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고용부는 이번 로드맵 수립을 준비하면서 노사·학계·전문가 집단의 폭넓은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로 토론회를 추진 중이다.
지난 6일 첫 토론회가 열린데 이어 오는 20일에는 '노·사 참여를 통한 안전문화 활성화'를 주제로 두 번째 대국민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토론회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견 중 검토 가능한 부분을 선별하는 등 새로운 로드맵 전략에 구체화할 수 있는 작업만도 시일이 걸리는 탓에 예고한 공개 시점도 자연스럽게 미뤄진 셈이다.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에도 신중할 수밖에 없는데, 아직 내부조율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행령 개정은 가장 예민한 문제다. 노동계는 "시행령 개정은 법 취지를 후퇴시켜 사업주에 책임 전가의 빌미만 양산할 것"이라는 데 반대하고 있고, 경영계는 "처벌 위주 현행 중대재해법은 경영 활동울 위축시킨다"며 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법 개정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여소야대 형국에서 모법 개정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시행령을 통한 수정·보완을 시사했고, 그 결과가 조만간 공개될 로드맵에 담기는 셈이다.
로드맵에는 현행 중대재해법 규정 중 처벌대상인 '경영책임자'의 모호한 범위와 관련해 일선현장에서 혼란이 있는 만큼 이를 시행령에서 구체화하는 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시행에 들어간 중대재해법은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에게 '1년 이상의 징역형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 법인의 경우 5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처벌의 대상이 되는 '경영책임자 등'의 의미와 범위의 확정이다.
중대재해처벌법 2조 9호에는 '경영책임자 등'이란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통상 기업에서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이 대표이사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다음 단락이다.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보니 법률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법 규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막기 위해 이 부분을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행 ‘경제 형벌규정’적 성격을 ‘행정제재’로 전환하거나, 형량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등의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시행령 개정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에서 고용부로서도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고용부 한 관계자는 "논의 중인 내용도 워낙 방대한데다 검토할 부분도 많아 이달 발표 일정을 미룰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최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책방향을 수립하려는 취지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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