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노사정 교섭은 아직 '시기상조'"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인터뷰]…기호 3번 양경수 후보
2021년 11월3일 '총파업' 공약…"전태일3법·비정규직 의제"

편집자주 ...17일부터 '100만 조합원'을 자랑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위원장 결선투표가 시작된다. 이번에 선출되는 민주노총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말기와 2022년 구성될 새 정부 초기의 노동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결선에 오른 양경수·김상구 두 후보를 만나 민주노총과 한국의 노동운동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10기 집행부 선출을 위한 결선 투표에 진출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가 9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0.12.9/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제10기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기호 3번 양경수 위원장 후보(43)는 11월28일~12월4일 진행된 1차 선거에서 조합원 총 18만9309명(득표율 31.26%)의 선택을 받아 1위로 결선에 올랐다.

양 후보는 '비정규직 최초'로 민주노총 위원장에 출마했다. 기아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며 노조활동을 시작한 양 후보는 현재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을 맡고 있고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기술 발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최근 급증한 '플랫폼' 일자리는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 처우 문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노동문제 중 하나로 떠오른 상황이다.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3번 후보조 선거사무실에서 양 후보와 마주 앉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10기 집행부 선출을 위한 결선 투표에 진출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가 9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0.12.9/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1차 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기분이 어떤가.

▶조합원들이 1차 투표에서 저를 가장 많이 선택해준 것은 다른 무엇보다 '민주노총이 투쟁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으로 본다. 감사한 마음으로 결선에 임하겠다.

-앞선 김명환 집행부를 평가한다면.

▶김명환 집행부 초반에는 조합원 확대 속도가 빨랐고 투쟁 기세도 거세, 민주노총이 100만 명 제1 노총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 대화라든지 경사노위 참여 문제에서는 성숙한 내부 논의 과정이 필요했다고 본다.

이번 선거는 김명환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를 추진하다 내부 반발로 사퇴하면서 치러지게 됐다. 김 전 위원장이 노사정 대화를 제안하면서 22년 만에 양대 노총이 모두 참여하는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사회적 대화에는 어떤 입장인가.

▶'사회적 대화'라고 포장돼있지만 결국 '노사정 교섭'이라고 본다. 실질적으로 노, 사, 정이 공정하게 교섭을 하려면 진보진영의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져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사'와 '정'이 한편이 돼 노동자를 공격하는 모양새다. 노사정 교섭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자 '시기상조'이다.

-민주노총이 반대하는 노조법 개정안은 여당이 주도해왔다. 여당과 앞으로 대화할 수 있나.

▶여당과의 대화는 굉장히 유연해야 한다. '무조건 정부·여당과 대화 안 한다'는 입장이 아니다. 노정교섭은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노정교섭이 '읍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 1만원'처럼 민주노총이 의제를 설정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후 노정 교섭에서 이를 관철해내야 한다.

-주요 공약으로 2021년 11월3일 '총파업'을 내세웠다. 총파업을 통해 무엇을 쟁취하고자 하나.

▶전태일 3법 입법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의제로 삼고 그때까지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 총파업에 나서려고 한다. 의제가 확장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정부 교섭을 통해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총파업을 할 이유가 없다.

-민주노총은 '정규직의 노조'라는 인식이 강하다. 민주노총 내 비정규직의 입지는 지금 어떤가.

▶내가 출마했지 않나. 나의 위원장 선거 출마가 비정규직들의 입지 변화를 대변한다고 본다. 전체 조합원 중 현재 비정규직은 30%를 차지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은 '노노갈등'을 유발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프레임'이다.

-학교 학생들에게 노동교육을 하겠다는 공약도 눈에 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충분히 할 수 있다.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을 맡으면서 경기도와 함께 올해 처음으로 경기도 내 9개 대학에 노동 교양과목을 개설했다. 내년에는 14개 대학으로 확대한다. 특성화고에서도 노동교육을 진행한다. 학생들 반응이 매우 좋다. 독일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부터 모의교섭 교육을 한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권리를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민주노총이 제1 노총으로 발돋움하면서 노동계를 대표하게 됐다. 앞으로 민주노총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민주노총이 우리나라 노동의 기준을 만들어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훨씬 더 다양한 영역에서 더 높은 수준으로 기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전체 국민들에게 박수받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양한 고용 형태와 노동 형태가 생겨났다. 특히 플랫폼 노동이 늘어나면서 자신을 노동자로 규정 못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비정규직과 특수고용직 노조를 안정적으로 만들어 사업장에서는 처우를 개선하고 대정부 교섭을 통해서는 법과 장치를 마련하겠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민주노총의 주장이 조금은 과격해 보일 수 있고 내 생활과 동떨어진 문제로 보일 수도 있다. 국민들께서 민주노총에 대한 선입견을 걷어내고 절실한 문제, 옳은 문제라는 점에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 민주노총도 노력을 많이 하고 변화하도록 하겠다. 그동안 다른 민주노총 모습을 만들어 보이겠다는 포부가 있다. 조합원 동지들이 눈여겨 봐주셨으면 좋겠다.

heming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