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분석]숙박·음식업 대량휴직 회복세…'대량 실업 후폭풍 없다'

'일시휴직 길어지면 실업' 우려…결말은 '실업' 아닌 '복귀'
보건·복지 휴직비율 14.1% →4.2%… "노인일자리 휴직자도 대부분 복귀"

27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유급휴직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을 접수하고 있다. 2020.4.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 = 코로나19 사태로 폭발적으로 늘었던 일시휴직자 수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일시휴직이 장기화되면 대량 실업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다행히 '실업'이 아닌 '복귀'로 결말지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내수 경기의 거울이라 할 수 있는 숙박·음식업에서도 일시 휴직이 빠르게 현업으로 복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이 제공한 '7월 고용동향조사'의 마이크로데이터를 17일 자체 분석한 결과, 취업자 중 일시휴직자 비중을 나타내는 '일시휴직 비율'은 7월 1.5%로 전월보다 0.1%포인트(p) 떨어졌다.

일시휴직 비율은 코로나19 창궐 직전인 1월 1.2% 수준이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3월에는 3.6%까지 치솟았다. 그러다가 코로나19 관리에 성공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5월부터 휴직 비율이 빠르게 낮아지기 시작했다. 7월에는 코로나 직전보다 조금 높은 수준인 1.5%까지 떨어졌다.

일시휴직비율 ⓒ 뉴스1 서영빈 기자

특히 내수 경기와 직결된 숙박·음식업의 대량휴직도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 숙박·음식업은 감염병에 치명적인 대면 서비스업이 집중돼있어 내수 업종 중에는 코로나19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봤다. 또 전반적인 경기가 하락할 때마다 숙박·음식업 고용이 민감하게 따라 움직인다.

이 때문에 숙박·음식업 휴직자 수는 1월 2만3000명에서 3월 14만5000명까지 껑충 뛰었다. 그러다가 5월 6만8000명으로, 7월 4만명으로 줄었다.

숙박·음식업 일시휴직 비율도 마찬가지로 1월 1.0%에서 3월 6.8%로 올랐다. 그러다 5월엔 3.2%로, 7월엔 1.9%로 내려 다시 1%대를 회복했다.

일시휴직 회복세는 숙박·음식업종에 국한되는 현상은 아니다. 산업별 일시휴직 비율은 △교육서비스 3월 19.2% → 7월 4.4% △보건·사회복지 14.1% → 4.2% △도소매 3.1% → 1.5% 등 큰 타격받은 업종들 대부분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시휴직자 수 ⓒ 뉴스1 서영빈 기자

◇휴직자들이 실업자로 전환됐나…"그럴 가능성 낮다"

휴직자들이 줄고 휴직자 비율도 줄고 있지만, 이는 휴직자들이 실업자가 돼서 그런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올 수 있다.

통계 상으로 휴직자는 최대 6개월까지 '휴직 중인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이후엔 실업자가 된다. 코로나19 초기 대량 일시휴직이 발생했을 때도 이것이 빨리 해결되지 못하면 몇 달 뒤 대량 실업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특히 7월 실업자 수가 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고, 7월 숙박·음식업 취업자들은 전년에 비해 22만5천명(9.5%)이나 감소했기 때문에 이 같은 의문도 설득력을 갖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업자 수는 7월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지만 3월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즉 실업자는 3~4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량 발생한 것은 맞지만, 이후 일시휴직자들이 실업자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고용 상황이 코로나19 효과가 없던 지난해에 비해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월별로 보면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됐던 3~4월에 비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휴직자 추이는 이 같은 고용 개선세와 함께 나타나고 있다. 휴직자 감소가 '실직'보다 '복귀'를 의미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고용 통계 마이크로데이터를 통해 1년 사이 직장을 잃은 사람들 중 숙박·음식업종에 재직하던 사람이 얼마인지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데이터에 따르면 숙박·음식업종에서 발생한 실직자의 수는 매월마다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 '전직 산업' 데이터는 1년 사이 '취업자'에서 '실업자' 혹은 구직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한 이들의 재직 당시 업종을 보여준다. 일반 취업자·실업자 통계와 달리 실직자들이 어떤 산업군에 속해있었는지 추적할 수 있다. 또 실업자 뿐 아니라 구직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이들의 행방을 알 수 있어 보다 현실적인 실직자 파악이 가능하다.

이 1년 사이 실직한 사람 중 숙박·음식업에 종사했던 사람 수는 1월 49만명에서 4월 66만3000명으로 급등했다. 이후 5월 64만3000명, 6월 60만6000명, 7월 59만6000명 꼴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감소세 역시 숙박·음식업 휴직자 감소가 '실직'이 아닌 '복귀'를 의미할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같은 추세는 비단 숙박·음식업 뿐 아니라 도소매업, 보건·사회복지, 교육·서비스 등 다수의 업종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 과장은 "대량 휴직이 해소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며 "도소매 업종의 취업자 감소폭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휴직자들이 실직자로 전환되는 논리라면 취업자가 그보다 급감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직 산업군 ⓒ 뉴스1 서영빈 기자

◇"노인 일자리 휴직 대부분 해소"

대량 휴직이 크게 발생했던 정부의 공공 일자리, 노인 일자리 사업도 대부분 재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은 3월 일시휴직 비율이 최대 14.1%까지 치솟을 정도로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았던 업종이다(1월 1.2% → 3월 14.1% →5월 7.2% →7월 4.2%). 그러나 7월 4.2%로 전월보다 2.4%p 줄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대량 휴직이 발생했던 이유는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정부가 대부분의 노인일자리 사업에 휴직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7월 들어 이 휴직이 대부분 해제되면서 휴직 비율도 빠르게 줄어들었다.

정 과장은 "초기의 일시휴직 증가에는 노인일자리 (휴직 권고)가 컸다. (정부에서) 일시적으로 노인 일자리 사업을 거의 다 중지했다"며 "이제 그게 거의 다 복귀가 된 것 같다. 현재 남아있는 휴직자는 노인 일자리 사업 이외의 부분, 사회복지시설 등 다른 부분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uhcrat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