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카지노 돈잃고 한국인 사업가 살해·암매장 일당 검거

서울 강남경찰서는 정모씨(41)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 및 사체유기)로 김모씨(33) 등 3명을 국내로 호송해 수사하는 한편 달아난 1명을 추적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정씨로부터 2700여만원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달 21일 오후 10시께 필리핀 마닐라의 정씨 집 근처에서 정씨를 납치한 후 집 열쇠를 빼앗고 금고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이후 일당 3명은 정씨를 차에 태워 2~3시간 거리에 있는 앙겔레스로 이동했고 나머지 1명은 정씨의 집에 들어가 금고에 있던 27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겼다.

경찰조사 결과 앙겔레스의 김씨 집으로 이동한 이들은 22일 오전 2시께 정씨를 목졸라 살해한 후 근처 주택 뒷마당에 정씨의 시체를 묻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주택은 일당 가운데 한명이 최근 전세계약을 맺은 곳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정씨는 필리핀에서 선물옵션 등에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교민들 사이에 '돈이 많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며 "도박으로 돈을 잃은 김씨 일당이 평소 알고 지내던 정씨를 범행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숨진 정씨의 부모로부터 실종신고를 받고 인터폴과 공조해 수사를 진행해 왔고 피의자들에게 자진귀국을 권유한 뒤 항공기 내에서 이들을 체포했다.

경찰은 제3국으로 도주한 공범 1명을 추적하고 또다른 공범자와 여죄가 있는지 수사를 하고 있다.

정씨의 시신은 곧 한국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the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