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 걱정 속앓이"…직장인 84% "기간제 4년 확대, 고용불안만 키울 것"

72.1% "정규직 줄고 기간제 늘 것"…비동의 27.9%
일자리 창출 기대 42.5%·부정 전망 37.7%…의견 '팽팽'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1. 팀 내 유일한 계약직으로 근무 중인 A 씨는 채용공고에는 명시돼 있지 않던 문서 파쇄와 택배·물품 구매 등을 전담하고 있다. 회의자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업무 외적인 대화에서 철저하게 소외당하지만, 재계약이 걱정돼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2. 계약직 B 씨는 책임자로부터 "이 사업 없어지면 넌 어쩔 거냐", "네가 나갈래, 내가 나갈까" 등의 말을 반복적으로 들었다. 정규직과 달리 행정업무를 떠맡고 있지만 계약 연장에 불이익을 받을까 봐 참고 있다고 했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정부가 추진 중인 '메가특구특별법'에 따라 특구 내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 기간을 현행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늘리면 오히려 고용 불안이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가 지난 1~7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메가특구특별법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3.5%가 기간제 노동자 사용 기간 연장이 "고용불안을 해소하기보다 불안정한 고용 상태를 2년 더 연장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의 동의율이 87.7%로 가장 높았다.

기간제 사용 기간 연장이 정규직 일자리를 줄이고 기간제 일자리만 늘릴 것이라는 우려에도 응답자의 72.1%가 동의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7.9%였다.

고용 형태별로는 상용직의 74.3%, 비상용직의 68.8%가 정규직 감소와 기간제 증가 우려에 동의했다. 직장 규모별로는 민간 30~30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동의율이 77.0%, 300인 이상은 76.2%였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64.8%가 같은 우려에 동의했다.

다만 메가특구가 실제 일자리 창출에 미칠 효과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대규모 투자와 규제 완화가 이뤄지는 만큼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응답이 42.5%로 가장 많았고, '인프라 시설 위주의 투자이므로 기대만큼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37.7%였다. '잘 모르겠다'는 19.8%였다.

직장갑질119는 기간제 사용 기간 연장보다 상시·지속 업무의 정규직 고용 원칙을 확립하고 기간제 노동자의 고용불안과 차별을 해소하는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장갑질119 권남표 노무사는 "기간제 사용기한 연장은 노동시장 전체의 일자리 질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고 기간제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심화할 수 있다"며 "사용기간 연장 특례를 철회하고 상시·지속 업무에 대한 정규직 고용과 노동시간 단축을 원칙으로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경제활동인구조사 취업자 인구 비율을 기준으로 표본을 비례 배분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