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재신고 30%는 '성인'…장애인·치매환자보다 많아

최근 5년간 동일인 실종 재신고 14.9만건…성인 4.3만건
"실종성인법으로 수색 근거 마련해야…악용 방지책도"

26일 경찰의 실종사건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30대 여성 장 모 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2026.8.26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최근 5년간 경찰이 실종 신고를 종결했지만 다시 신고가 접수된 경우가 15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약 30%는 성인 실종자로, 치매 환자나 장애인보다 많았다.

제주 실종 허위 종결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실종 성인 수사 체계 보완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반복 실종의 원인을 찾고 재실종 신고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25일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전국 시도경찰청에서 실종 신고를 해제한 후 동일인에 대해 다시 신고를 접수한 건수는 총 14만 8592건으로 집계됐다. 최초 접수 건은 제외한 수치다.

그중 성인 가출인은 4만 2874건으로 전체 실종 재신고의 28.8%를 차지했다.

현행 실종아동법 대상자를 상대로 접수된 재신고는 총 10만 5718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18세 미만 아동 5만 2843건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2만 2557건 △치매 환자 3만 318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 실종 재신고는 상대적으로 실종에 취약한 장애인과 치매 환자의 재신고 건수를 모두 뛰어넘었다. 장애인 실종 재신고와 비교하면 접수 건수가 2배 가까이 많았다.

같은 기간 성인 가출인의 실종 신고 해제 건수는 33만 4881건으로 나타났다. 실종아동법 대상자의 경우 18세 미만 아동이 12만 5764건,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은 3만 8689건, 치매 환자는 7만 1996건으로 집계됐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지난 5월 제주에서 실종됐던 30대 여성 고(故) 장 모 씨 사건을 허위 종결한 부 모 경장은 최초 신고 당시 장 씨와 대면하거나 통화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은 두 달 뒤 가족의 재신고를 접수하고 나서야 재수색에 나섰고 지난 8월 장 씨를 숨진 채로 발견했다.

부 경장이 허위 종결한 또 다른 실종자였던 60대 남성 역시 가족의 재신고로 실종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지만 8월 숨진 채 발견됐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의 실종수사팀 담당 인원 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전국 일선 경찰서 형사과의 실종팀원은 2021년 848명에서 올해 3월 기준 779명으로 5년 새 8.13%포인트(p) 감소했다.

이에 경찰은 실종 성인의 수색 근거를 법적 근거로 마련하기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된 일명 '실종성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실종아동법상 '실종아동 등'은 18세 미만 아동과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치매 환자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성인 실종자는 범죄 혐의가 확인될 때까지 교통카드 사용 내역이나 실종자 위치 정보 확인·추적 등에 제약이 있다.

다만 실종성인법이 마련될 경우 채무자 추적이나 스토킹 범죄 등에 악용될 수 있고, 성인의 사생활과 이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쟁점으로 꼽힌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최근 일련의 사건에 비춰 보면 성인 실종이 범죄와 연루될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실종성인법 등으로 성인 실종자의 법적 수색 근거를 마련하는 일은 필요하다"면서도 "법안이 악용될 가능성은 법안 내 별도 제도적 장치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be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