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누구나 가능', 외국인은 가입 불가능?…인권위 "차별"

회사 측 "외국인 가입 전제 시스템·정책 없어 지원 어려워"
인권위 "외국인 차별 행위…일괄 배제 정당성 없어"

(국가인권위원회)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한 온라인 제휴마케팅 서비스 운영 회사 대표이사에게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가입 신청자도 필요한 조건을 갖춘 경우 프로그램 가입을 신청할 수 있도록 개별 심사 절차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 8일 외국인 가입 신청자의 체류자격, 본인확인 수단, 국내 계좌, 세무신고에 필요한 정보 등을 심사하는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고 해당 회사에 권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 2월 적법한 국내 경제활동이 가능하고 세금 신고 등에 필요한 행정적 요건을 갖추고 있으나 외국인이란 이유로 마케팅 제휴 프로그램 가입이 거절된 F-4 체류자격 소지 재외동포 A 씨로부터 관련 진정을 접수했다.

해당 마케팅 프로그램은 홈페이지, 블로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소유자가 상품 링크를 자신의 채널에 게재한 뒤 채널을 방문한 이용자가 링크를 클릭해 주문이 발생하면 구매액의 일정 금액을 수익금으로 지급하는 서비스다.

서비스는 '회원이라면 누구나 가능한' 서비스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외국인은 내국인 주민등록번호가 없어 가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회사 측은 마케팅 제휴 프로그램이 대한민국 국적자를 대상으로 설계된 서비스로 외국인의 가입을 전제로 한 시스템과 정책이 마련돼 있지 않아 현재로서는 외국인 가입을 지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회원 인증 및 관리 정책 개선 등을 완료한 이후 외국인 가입 제한 해제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입을 일률적으로 제한한 것은 국적을 이유로 외국인을 불리하게 대우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외국인의 본인확인, 수익금 정산, 세무 처리, 부정 이용 방지 및 회원 관리의 필요성 등의 이유로 제한하는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고 봤다.

다만 신청자 개별 심사 절차 없이 외국인 전체를 가입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정당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외국인의 가입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기존 내부 시스템이 외국인의 가입을 전제로 설계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외국인 전체를 배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했다.

인권위는 외국인에게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거나 외국인등록번호와 국내 계좌 등을 활용한 본인확인 및 정산 체계를 마련하고 일정한 체류자격과 세무상 요건을 갖춘 경우 가입을 허용하는 방법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