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공정위, 기업 과징금 44.8% 줄여 부과…3건 중 1건은 '반토막'"

"감경 근거 공개하고 소비자 집단소송법 제정해야"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공정위 과징금 감경 실태 분석 및 집단소송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팀장, 김성달 사무총장, 조연성 재벌개혁위원장, 심제원 시민권익센터 운영위원장, 배정현 사회정책팀 간사. 2026.9.21 (경실련 유튜브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기업의 불공정 행위 등에 부과한 과징금이 산정 과정에서 평균 44.8% 감경됐다는 시민단체 분석이 나왔다. 과징금 부과 내역 3건 중 1건은 최초 산정액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1일 공정위의 과징금 감경 및 반복 처분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2005년부터 지난 7월까지 공정위 과징금 부과 사건 1856건의 기업별 부과 내역 4822건을 분석했다. 대상 기업은 3103개 사다.

분석 결과 최초 산정된 기본과징금은 총 20조 3616억 원이었으나 실제 최종과징금은 11조 2451억 원으로 줄었다. 감경액은 9조 1165억 원으로 감경률은 44.8%였다. 기본과징금 100원 가운데 55.2원만 최종 과징금으로 남은 셈이다.

전체 4822건 중 기본과징금보다 최종과징금이 줄어든 경우는 4267건(88.5%)이었다. 특히 절반 이상 감경된 경우는 1562건으로 전체의 32.4%를 차지했다. 이 중 최종과징금이 0원이 된 사례도 121건 있었다.

행위 유형별로는 담합 비중이 가장 컸다. 전체 1856건 중 담합 사건은 655건이었지만 기업별 부과 내역 기준으로는 3427건으로 71.1%를 차지했다. 담합 사건 최종과징금은 8조2106억원으로 전체의 73%였다.

같은 기업이 여러 차례 처분을 받은 사례도 적지 않았다. 분석 대상 3103개 사 가운데 서로 다른 사건에서 두 차례 이상 과징금 처분을 받은 기업은 576개 사(18.6%)였다. 이들의 부과 내역은 2295건으로 전체의 47.6%를 차지했다.

심제원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운영위원장은 "담합으로 인한 숨겨진 소비자 피해는 개인이 손해액을 입증하기 어려워 집단소송법이 아닌 한 배상받기 어렵다"며 "개인정보 유출뿐 아니라 담합 등 소비자 피해 전 분야로 집단소송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경실련은 과징금 감경 자체가 모두 부당한 것은 아니지만 감경 규모가 큰 사건은 구체적인 근거와 계산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본과징금이 50% 이상 줄거나 최종과징금이 0원이 된 사건은 단계별 감경 사유를 공개하도록 공정위에 요구했다.

아울러 과징금은 국고에 귀속돼 피해 소비자에게 직접 돌아가지 않는 만큼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도 촉구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