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씨 봉투 열었더니 필로폰이…'60억대' 마약 밀수조직 3곳 적발

필로폰·케타민 57만 명 투약분…30명 검거·17명구속

검거된 마약 조직원들은 마약을 해바라기씨 봉투나 과자상자에 은닉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해바라기씨 봉투나 과자 상자, 화장품 용기 등에 마약을 숨겨 동남아시아에서 국내로 들여온 밀수·유통 조직 3곳과 투약자 등 30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밀수 사범 7명과 유통 사범 13명, 투약 사범 10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17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이 압수한 마약은 필로폰 1.25㎏과 케타민 500g, 야바 2000정, 에토미데이트 500mL 등 시가 약 60억 원 상당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필로폰은 약 41만 명, 케타민은 약 16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범죄수익 2745만 원도 환수했다.

해바라기씨 봉투에 넣고, 사타구니에 감아서 필로폰 밀수

이들 조직의 밀수·유통 수법은 다양했다.

가장 많은 인원이 검거된 필로폰·케타민 조직은 해외총책과 국내총책, 밀수 운반책, 이른바 '드라퍼'로 불리는 유통책, 매수·투약자로 역할을 나눴다.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해외총책이 지시를 내리면 국내총책인 40대 남성 A 씨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밀수책과 드라퍼를 모집했다.

밀수책들은 필로폰과 케타민을 해바라기씨 봉투에 숨겨 캄보디아·필리핀·태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여왔다. 이들 중 한 명은 필로폰을 사타구니에 테이프로 감고 속옷 안에 넣어 밀수를 시도하기도 했다.

경찰은 A 씨를 포함한 밀수 사범 5명과 드라퍼 10명, 매수·투약자 10명 등 25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12명이 구속됐다. 한국인 해외총책 2명은 인터폴 적색수배됐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야바와 에토미데이트 밀수·유통 조직도 적발했다. 야바는 메트암페타민에 카페인 등을 섞은 알약 형태의 합성마약이다. 에토미데이트는 프로포폴 대용으로 오남용돼 올해 2월 마약류로 지정된 전신마취 유도제다.

야바 조직은 야바 2000정을 과자 상자에 숨겨 국내 체류 태국인들에게 판매했다. 경찰은 불법체류 상태인 30대 태국인 남성 B 씨 등 유통책 3명을 모두 구속했다.

에토미데이트 조직은 두 차례에 걸쳐 500mL씩을 화장품 용기에 숨겨 들여왔다. 처음 밀수한 500mL는 국내에 유통됐으며 두 번째 500mL는 인천공항에서 적발됐다. 경찰은 국내총책 C 씨와 운반책 등 2명을 모두 구속했다.

경찰이 압수한 마약 '야바'(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정원 첩보로 추적·세관 검색대서 차단…제보자엔 1000만 원

경찰은 국정원·세관과의 공조를 통해 이들 조직의 해외총책부터 국내 유통책과 매수·투약자까지 추적했다.

국정원이 제공한 동남아시아발 마약 밀수·유통 첩보를 토대로 필로폰·케타민 조직과 야바 조직을 수사했다. 에토미데이트 사건에서는 자체 확보한 첩보를 세관과 공유해 입국 단계에서 마약류를 적발했다.

경찰은 해외총책 3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마쳤다. 아직 특정되지 않은 야바 사건 해외총책 1명의 신원도 확인하고 있다.

시민 신고와 제보도 수사 단서로 활용됐다. 경찰은 에토미데이트 관련 범죄 정보를 신고한 제보자에게 포상금 1000만 원을 지급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7월 특별검거보상금 조항을 신설했다. 조직범죄 사건에서 30명 이상을 검거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면 최대 5억 원을 지급할 수 있다. 일반 신고·제보 보상금은 압수량 등에 따라 500만~2억 원을 지급한다.

황인기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2계장은 "세 사건은 모두 개별 사건이지만 국정원과 세관이 함께 공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유관기관과의 공조와 국민 참여를 통해 마약류 범죄 척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첩보 확보부터 국내 유입 차단과 수사까지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해외총책급 피의자들의 검거·송환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인기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2계장. 2026.9.17 ⓒ 뉴스1 권준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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