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특조위, 尹 대통령실·행안부 책임 규명 집중…추가 청문회 검토

경찰·소방·지자체 참사 대응 조사…피해자 조사·기록 열람 확대
내년 예산은 아직 '0원'…한상미 전 국장, 보직 없이 재택 근무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청문회 제기 의혹 철저 수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6.3.26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연장된 조사 기간 동안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 등 주요 기관의 책임과 참사의 구조적 원인을 밝히는 데 조사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주요 핵심 기관을 대상으로 한 추가 청문회도 검토한다.

특조위는 15일 제65차 위원회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 위원회 활동보고안'을 보고·논의했다고 밝혔다.

고영호 특조위 대외협력과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행안부와 대통령실 등 주요 참사 책임 기관의 책임과 구조적 원인 조사에 집중할 것"이라며 "피해자 조사를 확대하고,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주요 핵심 기관에 대한 추가 청문회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특조위는 오는 10월 초 유가족 설명회를 열고 같은 달 27일에는 대국민 중간보고회를 개최한다. 외국인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위원회 활동 경과 설명도 진행할 예정이다.

보고회에서는 대통령실·행안부·경찰·소방·지방자치단체의 참사 예방·대비·대응·복구 및 지원 과정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한다. 재난안전통신망과 응급의료체계, 초기 대응 지휘체계 등의 제도 개선안도 발표한다.

특조위는 앞으로 행안부 피해구제심의위원회 등과 정보를 교류해 피해자 조사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특조위는 행안부와 보건복지부, 트라우마센터 등에 흩어진 자료를 토대로 연락처가 확인된 피해자 약 500명에게 조사 참여 의사를 물었으며, 직권조사를 포함해 약 200건을 조사했다.

유가족 등 피해 당사자가 특조위가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과 통신내역 등을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한다. 자료 생산 기관들이 업무 차질과 개인정보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비공개 의견을 내면서 특조위도 그동안 상당수 정보공개 청구에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일부 유가족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고 과장은 "자료를 직접 제공하기는 곤란하지만 피해 당사자가 위원회를 방문해 적절한 공간에서 열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방향"이라며 "어디까지 열람할 수 있는지, 열람 대상자를 어디까지로 할지 검토하고 필요하면 관련 규칙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송두환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9.1 ⓒ 뉴스1 황기선 기자
송두환 위원장 "새로운 각오로 임할 것"…유가족 "마지막 기회"

이날 시행된 특별법 개정안에 따라 특조위의 조사활동 기간은 2027년 9월 16일까지로 1년 연장됐다.

송두환 특조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당초 예정된 기간 내에 주어진 과업을 완결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다"며 "이번 연장을 단순한 조사활동 기간의 연장이 아니라 새로운 각오로 진상규명에 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특조위는 그간의 조사 지연 원인으로 이른 조사 개시와 조사체계 전환, 관계기관의 자료 제출 지연을 들었다.

연장된 조사활동에 필요한 내년도 예산은 아직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특조위는 내년 예산으로 약 135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조위는 이달부터 예산 당국과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또 특조위는 현재 발생한 결원을 채우기 위해 별정직 조사관 신규 채용을 서두르고 관계부처에 파견 공무원 교체·충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해임 처분의 효력이 정지된 한상미 전 진상규명조사국장은 보직과 업무 없이 재택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 전 국장은 특조위의 진상규명 조사 실무를 총괄해온 인사다. 지난 4월 소속 조사관에게 직무와 무관한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의 고충 신고가 접수되면서 내부 감사가 시작됐고, 이후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지난달 6일 대통령 재가로 해임됐다.

한 전 국장은 해임 처분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8일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논평을 내고 "송 위원장의 취임과 조사관 충원은 특조위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유가족이 납득할 수 있는 조사계획을 신속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