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은 아니지만 깔끔한 사복"…공무원 면접 '탈정장'에 공시생 혼란
넥타이·구두 금지령…"취지는 공감, 기준 모호해 복장 부담 늘 것"
"사기업 취준생도 세미정장 많이 빌려…'정장 지양' 효과 두고봐야"
-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다음 달부터 공무원 면접시험에서 정장 착용 자제령이 내려지면서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술렁이고 있다. 딱딱한 면접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오히려 복장 고민이 더 심해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4일 인사혁신처(인사처)에 따르면 10월부터 인사처가 시행하는 국가공무원 채용 면접시험에서는 넥타이와 정장 구두 착용을 금지한다. 정장 착용도 지양하는 대신 청바지와 니트, 운동화 등 깔끔한 평상복 차림이 권장된다.
1년째 5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유 모 씨(26·남)는 "원래 면접을 준비할 때는 무조건 정장을 입고 간다는 생각에 복장 고민이 크게 없었는데, 정장을 지양한다니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스트레스가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사처는 '국가공무원 면접시험 복장 안내 공고'를 통해 자연스러운 면접 분위기를 조성하고 구두 발자국 소음에 따른 시험 방해를 줄이기 위해 간편한 옷차림을 권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넥타이를 착용하면 면접장에서 풀어야 하고, 정장 구두를 신고 오면 구두 위에 덧신을 착용해야 한다. 다만 등산복이나 운동복, 반바지, 하이힐, 슬리퍼 등은 권장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9급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김 모 씨(29·여)는 "모두 같은 차림이면 괜찮은데 편안한 차림으로 면접에 갔다가 다른 지원자와 복장 차이가 나면 불안감이 커질 것 같다"며 "만약 면접에서 탈락하면 그 원인을 복장에서 찾는 등 신경 쓸 요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조치는 공시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화두에 올랐다. 특히 인사처가 금지 복장으로 규정한 넥타이와 구두는 앞으로 면접 시 착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의 안내 글이 관련 카페와 블로그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일부 이용자들은 "경직된 면접 분위기를 바꾸려는 시도는 좋아 보인다" "이렇게까지 공고가 뜬 걸 보면 정말 (정장을) 안 입어도 될 것 같다"는 등 취지에 호응한 반면, 한편에서는 "운동화는 되고 운동복은 지양하라는 기준은 무엇이냐" "깔끔한 평상복이라는 기준이 더 어렵다. 차라리 정장이 낫다"며 난색을 보이기도 했다.
취업 준비생을 위해 면접용 정장을 무료 대여해 주는 업체들은 다소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시는 현재 서울시에 거주하는 청년 취업생을 대상으로 면접용 정장을 무료 대여해 주는 '취업날개' 서비스를 15개 업체를 통해 제공 중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취업날개 제휴업체 운영자는 "그간 취업준비생들이 면접을 위해 비싼 정장을 마련하기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대여업체를 많이 찾기는 했다"면서도 "공고 적용 전이라 큰 변화가 체감되지 않지만 (공고가) 그대로 시행된다면 복장을 고를 때 고민이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운영자는 "사기업도 면접 때 캐주얼 복장을 허용하지만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취업준비생이 블라우스나 슬랙스 등 최소한의 격식을 차린 옷을 대여해 갔다"며 "넥타이나 구두 등 금지 품목은 대여가 줄겠지만 다른 정장 대여가 얼마나 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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