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보 서울청장 퇴임 "지금의 어려움 이겨내고 국민 신뢰 회복할 것"
유재성 차장 이어 차기청장 후보군 퇴직…후임에 고범석 전 전남청장
"잘못된 수사구조 바로잡혀…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로 국민께 답해야"
- 이세현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이 2일 유재성 경찰청 차장(경찰청장 직무대행)에 이어 정든 제복을 벗고 경찰을 떠났다.
박 청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치안 책임자로서 반복되는 현안 속에 막중한 부담감이 계속되었음에도, 그 무거운 짐을 기꺼이 나누어지고 묵묵히 헌신해 주신 서울 경찰 동료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 청장은 이날 '공감·현장·정성 치안'이라는 비전 아래 서울교통 Re-디자인, 기본질서 Re-디자인 등 시민들의 목소리에 조금이라도 더 귀를 기울이고 시민의 입장에서 경찰 활동 전반을 재설계하려는 노력을 이어왔다며 치안 정책 성과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아낌없는 노고와 뜨거운 열정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소임을 다한 최고의 동료들과 함께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박 청장은 "언제나 경찰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지금껏 살아왔다"며 "다만 오랜 시간 수사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기형적인 수사구조 때문에 그리고 경찰이 감당하는 책임의 무게에 비해 너무나 야박한 평가와 처우에 속상해한 적은 많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잘못된 수사구조는 바로잡혔고 경찰이 온전한 수사의 주체가 되었으니, 공정하고 정의롭고 철저한 수사로 국민께 답해야 할 것"이라며 " 쉼 없이 정성을 다한다면 언젠가는 국민들께서도 경찰의 수고에 합당한 처우와 평가를 해 주실 것이 굳게 믿는다"고 했다.
박 청장은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와 제주 실종 허위 종결 등 최근 경찰을 둘러싼 잇따른 사건·사고에 대해서는 구성원들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신뢰 회복을 당부했다.
박 청장은 "최근 일련의 사건·사고로 인해 동료 여러분들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여러분의 곁을 떠나게 되어 마음이 한없이 무겁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가 지금껏 해온 바와 같이 시민 한 분 한 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정성을 다한다면, 지금의 어려움도 반드시 이겨내고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박 청장은 "최근 경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사항에는 한치의 소홀함도 용납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잘못에 대한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여야겠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묵묵히 그 책임을 다 하고 있는 동료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이어 "비판의 목소리는 가슴에 깊게 새기되 기죽거나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언제나 어디서나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경찰을 한결같이 지지하고 응원하고 사랑하는 시민들이 훨씬 더 많이 있다는 사실을 경찰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청장은 "저는 이제 서울경찰청장이라는 영광을 내려놓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기 위해 아쉬운 발걸음을 옮긴다"며 "서울 경찰의 일원이었음을 제 경찰 생활의 가장 빛나는 훈장으로 여기고 가슴 깊이 간직하겠다"고 했다.
박 청장은 지난해 9월 12일 치안정감 승진자로 내정된 데 이어 같은 달 25일 서울경찰청장에 임명됐다. 박 청장은 임명 직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 정상 경호, 대통령 집무실의 청와대 복귀, 방탄소년단(BTS) 컴백 무대 등을 총괄했다.
박 청장은 유 대행과 함께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거론됐으나, 정부는 지난 1일 경찰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 보직 인사를 단행하면서 박 청장과 유 대행 모두 경찰을 떠났다.
박 청장의 후임은 이번 인사에서 치안정감으로 승진한 고범석 전 전남경찰청장이다.
s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