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쓰러진 라이더…배달노동자들 "소득 보전·휴게공간 확충해야"
"쉬면 소득 사라지고 쉴 공간도 없어…보여주기식 대책 멈춰야"
-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전국 곳곳에서 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배달 중이던 50대 라이더가 쓰러지자 배달노동자 단체가 정부에 소득 보전과 휴게공간 확충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는 4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보여주기식 대책을 멈추고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낮 12시 2분쯤 경기 양주시 유양동의 도로에서 택배 배송 중이던 50대 라이더가 오토바이와 함께 쓰러졌다. 구급대원들은 몸이 붉게 달아오르고 땀을 많이 흘리는 점 등을 토대로 열탈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쓰러진 한 사람은 예외가 아니라 이 여름 도로에 나가는 수십만 명이 똑같이 견디고 있는 조건이 드러난 것"이라면서 "온열질환을 피하려다 사고 위험을 키우는 선택을 매일 강요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라이더가 쉬지 못하는 이유는 물이 없어서가 아니라 쉬면 소득이 사라지고 쉴 공간이 없기 때문"이라며 "생수와 쿨스카프, 캠페인 현수막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지난달 3일 서울고법이 배달 라이더를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판단한 점을 언급하며 "정부는 지난해 법령을 개정해 체감온도에 따라 휴식과 옥외작업 중지를 사업주의 의무로 정했지만, 그 기준은 도로 위 라이더에게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라이더유니온은 △극한 기상 시 소득 보전 제도 도입 △플랫폼 직영 물류거점 내 휴게공간 설치 의무화 △이동노동자 쉼터 24시간 개방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물 한 병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더울 때 멈출 수 있는 권리와 멈춰도 먹고살 수 있는 제도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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