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 인사'에 경찰직협 반발 삭발식…"우린 잠재적 범죄자 아냐"
경찰직협 "강제 순환인사 철회"…감찰 인력 증원에도 반발
경찰직협 반발에 국수본부장 "직원에게 중요한 문제"
- 권준언 기자, 전지아 수습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전지아 수습기자 =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청이 수사경찰 순환인사 확대와 감찰 인력 증원을 추진하자 경찰의 노조 격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 관계자 14명이 집단 삭발에 나섰다.
직협 산하 '강제순환인사 반대 등 경찰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투쟁위)는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순환인사 확대 방침과 감찰 부서 증원 계획의 철회를 요구했다.
출정식에는 전국 각 지역 직협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민관기 직협위원장 겸 투쟁위원장을 비롯한 투쟁위 관계자 14명은 현장에서 차례로 머리를 깎았다.
민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지역 주민과의 소통, 수년간 쌓아온 치안 노하우와 전문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지휘부는 숫자 채우기식 강제순환으로 현장의 사기를 짓밟고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은 지난달 16일 '경찰 수사 내부비위 근절 및 민주적 통제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5월 광주에서 발생한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부실 수사와 지역 유착 논란을 계기로 수사경찰 순환인사를 확대하고 감찰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투쟁위는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전체 수사경찰의 순환인사를 확대하는 것은 지휘부의 관리·감독 책임을 일선에 떠넘기는 조치라고 반발했다. 순환인사가 확대되면 지역 사정과 범죄 특성을 파악해 온 경찰관들의 전문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투쟁위는 이날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공식 면담을 요구했다.
투쟁위는 서한에서 "일부 개인의 일탈을 이유로 전체 경찰관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지 말라"며 강제 순환인사 방침의 전면 폐지와 감찰 부서 증원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불통 행정과 감찰 증원으로 현장의 명예를 실추시킨 데 대한 유 직무대행의 공식 사과도 요구했다.
투쟁위는 "지금 지휘부에 필요한 것은 밀어붙이기식 징벌적 제도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소통"이라며 경찰청이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매주 경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집회 때마다 5~10명이 참여하는 릴레이 삭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피켓 시위도 계속할 방침이다.
투쟁위는 수사개혁위원회에도 정책의견서를 제출하고 순환인사 확대의 원점 재검토와 감찰 절차의 투명성 강화, 현장 경찰관이 참여하는 정책협의체 구성을 요청했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직협의 삭발과 순환인사 반대 주장에 대해 "순환제 자체가 직원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 만큼 직협에서 충분히 내놓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다만 직협이 장윤기 사건의 수사 지휘 문제를 구조적 문제로 지목하며 지휘부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세부적인 이야기를 하는 순간 수사에 관여하거나 지휘하는 것이 될 수 있어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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