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등 극한 폭염 '필수템'인데 왜 화재 반복될까…최근 5년간 2184건
5년간 냉방기기 화재로 31명 사망·재산피해 142억 원
실외기 주변 점검해야…"실외기실 경보 장치 필요"
-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에어컨·선풍기 등 냉방기기가 여름철 '생존 필수템'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냉방기기 관련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안전 수칙에 유의해야 한다는 당부가 나온다.
소방과 기상청에 따르면 3일 낮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냉방기기에 의한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2일) 경기 여주시의 한 아파트에선 실외기실로부터 불이 시작돼 거주민을 포함한 4명이 대피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한 아파트 실외기실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실외기실이 반소하고 주민 40여 명이 대피했다.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기 수요가 느는 7~8월은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서울에서 발생한 전기적 요인의 화재 7486건 가운데 1919건(25.63%)이 7~8월 사이 발생했다.
소방청 집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는 최근 5년간 냉방기기 화재가 총 2184건 발생했다. 냉방기기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5년간 31명, 부상자는 136명이었으며 재산피해는 약 142억 원에 달했다.
에어컨 실외기 관련 사고는 매해 반복되고 있다. 실외기 주변의 쓰레기와 짐, 오래된 전선이나 멀티탭 이용 등이 모두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공동주택에선 실외기실 창문을 열지 않아 발생하는 화재도 빈번하다. 2006년 개정된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은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에서 에어컨 실외기를 기본적으로 별도 실외기실, 즉 실내에 두고 관리하도록 한다.
이에 따라 에어컨을 가동할 때는 반드시 에어컨 실외기실의 루버창(환기용 날개창)을 열어야 하지만 관련한 수칙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있다.
서울 시내 아파트에 거주 중이라는 40대 남성 정 모 씨는 "요즘은 매일 에어컨을 틀고 있다"면서도 "관리실에서 (에어컨 관리 관련) 안내를 들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아파트에 거주 중인 이 모 씨(57·여)도 "매일매일 에어컨을 틀고 있다. 에어컨 없이 어떻게 사나"라며 "에어컨 실외기는 옥상에 두고 각자 관리하는 걸로 아는데,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에어컨 안전의 핵심은 전기와 실외기 관리"라며 "실외기실의 환기창을 닫아두거나 가림막으로 막으면 열이 빠져나갈 곳이 없어 실외기 온도가 100도 이상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에어컨을 가동하면 (루버창이) 자동으로 열리게 하거나 실외기실 온도가 일정 기준 이상 상승할 때 경보가 울리는 장치를 설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외기 내부의 먼지가 전선 사이에 축적되면 '트래킹 현상'(습기·먼지가 붙은 표면을 따라 전류가 흘러 주변이 타는 현상)에 의해 열이 발생한다"며 "실외기 주변 적치물을 치우고 안팎의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방청은 △에어컨 전용 단독 콘센트를 사용하고 △실외기 주변을 청결하게 관리하며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을 피하고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는 뽑아두는 등 전기화재 예방수칙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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