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메가특구는 노동기준 후퇴 특구…즉각 중단하라"

정부, 기간제 4년·R&D 주52시간 예외 등 '노동규제 특례' 검토

정부는 6일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광주 군공항 활주로와 주변 부지의 모습. ⓒ 뉴스1 김태성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정부가 서남권(호남) 반도체 메가특구에 노동 규제 특례 방안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동계가 메가특구 추진을 중단하라고 반발에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31일 성명을 내고 "재계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노동규제 완화 방안이 메가특구를 통해 한꺼번에 추진되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메가특구가 노동권 후퇴의 실험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전국적인 제도 개악에 대한 사회적 저항을 피하기 위해 특정 지역에서 먼저 시행한 뒤 이를 전국 확산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시도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간제 남용을 막고 상시업무의 정규직 고용을 확대하는 것이 입법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이라며 "메가특구 안에서 만들어지는 일자리가 4년짜리 계약직, 확대된 파견노동, 초과근로수당조차 없는 장시간 노동이라면 그것은 미래산업도, 좋은 일자리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첨단산업 경쟁력은 안정된 고용과 노동권 보장을 통해 만들어진다"며 "파견 확대,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노동시간 규제 완화 등 노동권 후퇴 방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이날 성명을 통해 반대 입장을 표했다. 한국노총은 "첨단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노동자의 노동기본권과 건강권, 고용안정을 후퇴시키려는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노동기준 후퇴 특구 만드는 메가특구법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한국노총은 "메가특구법에 포함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의 경우 일정한 소득기준과 노동자의 개별 동의를 요건으로 내세운다 하더라도 사용자의 우월적 지위가 존재하는 노동 현장에서 '동의'는 결코 자유로운 선택이 될 수 없다"며 "실질적인 임금삭감을 초래하는 노동개악"이라고 밝혔다.

또 "지금 필요한 것은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이 아니라 기간제 사용 사유를 제한하고 상시·지속업무의 정규직 고용원칙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라며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당사자 합의를 이유로 4년까지 연장하는 방안 역시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나아가 "산업 경쟁력은 장시간 노동과 불안정 고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고용, 충분한 연구개발 투자, 숙련인력 양성, 노동자의 건강과 삶의 질이 보장되는 환경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가 '메가특구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 연장과 연구개발(R&D) 분야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 등을 담은 노동규제 특례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 중인 방안에는 기간제 노동자를 최대 4년(2+2년)으로 연장하고, 연구개발(R&D) 분야에 주 52시간 노동상한제 적용을 제외하며, 파견 허용 업종 확대와 메가특구 내 상위 3% 고임금 노동자의 초과근로수당 적용 제외 방안 등도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kite@news1.kr